2일 오후 필그림 침례교회에서 손녀딸을 안은 안혜순(오른쪽) 할머니가 담임목사 부부와 함께 목도리를 뜨고 있다. <이승관 기자>
필그림 침례교회 사랑의 옷 만들기 분주
비영리단체 RHF재단 운동 동참
목도리·장갑등 1백여점 완성
카트리나 피해자·셸터에 보내기로
뜨개질을 통한 한인들의 이웃사랑이 한 뜸 한 뜸 쌓여가고 있다.
올 봄 본보와 한인의류협회, 노인아파트 운영 비영리단체 RHF 재단이 함께 시작한 ‘사랑의 옷 짓기’는 그 결실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할머니들이 여름 내내 지은 수백 점의 옷가지는 이 달 말 카트리나 피해자와 LA지역 셸터에 분배될 계획인데, 한 점이라도 더 지으려는 할머니들의 막바지 손길이 분주하다.
알함브라의 한 한인교회도 뜨개질로 사회봉사를 실천하고 있다. 교인이 40명밖에 안 되는 작은 교회지만 필그림침례교회(담임목사 이용종) 교인들이 3월부터 펼친 이웃사랑의 손길은 대형 교회가 부럽지 않다. 사랑의 뜨개질이 이제는 크고 작은 교회로 확대되면서 올 겨울 한인사회의 훈훈한 온정으로 다가서고 있다.
내년이면 칠순인 안혜순 할머니를 중심으로 나이가 지긋한 3명의 필그림교회 여성 교인들이 주축이 돼 짠 목도리, 모자, 장갑이 벌써 100여점이다. “나처럼 보잘것없는 사람이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다는 게 너무 감사하다”는 안 할머니는 이제 7개월 된 외손녀를 돌보며 틈틈이 뜨개질을 했다고 한다.
실 털에 손녀 건강이 나빠질까 걱정하는 딸의 근심을 덜어주기 위해 일부러 자녀들이 출근한 뒤에 바늘을 잡았다. 교회에 안 다니는 ‘영감님’이 교회 일로 손녀 돌보기에 소홀히 한다고 할까봐 새벽 3시에 일어났지만 “어려운 이웃을 위한 일이라면 손이 발이 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안 할머니의 생각이다.
교회에서는 날씨가 더 추워지기 전에 꼭 필요한 곳에 정성이 가득 담긴 옷가지를 선물하려고 한인이 운영하는 비영리단체 몇 곳에 연락을 했다. 하지만 가정폭력 피해여성 보호기관인 푸른 초장의 집을 제외한 다른 곳에서는 시큰둥한 반응이다.
푸른 초장의 집에 보낸 30여점을 제외한 나머지 작품들의 주인을 찾고 있는 이용종 목사는 “성도들도 기쁘게 참여하고 있어, 뜨개질 사역을 지속할 예정”이라며 “날씨가 추운 중부나 동부지역에서 꼭 필요로 하는 단체가 있다면 매년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의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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