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선수들이 씨름 경기를 관전하고 있다. 〈신효섭 기자〉
타운에 1천여명
축제서도 어울려
지난 10월 오렌지카운티 한인축제 씨름대회장. 웬만한 한인들의 두배만한 거구의 몽골인 툭수씨가 5년간 천하장사를 지켜온 한인과 결승전서 맞붙었다.
그러나 씨름의 종주국 출신인 한인 대 몽골인의 자존심을 건 맞대결은 몽골인의 2대1승. 이보다 보름전 LA 한인축제 씨름대회에서도 툭수씨는 한국 고유의 민속 씨름장을 휩쓸었다.
‘칭기스칸의 후예’들이 한인타운으로 몰려온다. 몽골인들조차도 구별 못할 정도로 한인들과 똑같이 생긴 이들은 이미 LA 한인타운 깊숙이 들어와 우리의 이웃으로 살고 있다. 현재 타운 거주 몽골인 숫자는 1,000명을 훌쩍 넘긴 것으로 추산될 정도다.
타운내 가주국제대학에서 주차장 관리원으로 근무하는 바트볼드(41)씨는 1999년 LA 한인타운으로 들어온 몽골인 1세대에 속한다.
그는 “처음 이곳에 왔을 때만해도 몽골인이 20∼25명일 정도로 적었다”며 급속도로 늘어난 몽골인에 대해 놀라울 지경이라고 말했다.
몽골인의 한인타운에 대한 애정은 크게 동족같이 느껴지는 정신적 이유와 풍부한 일거리로 나뉜다. 몽골 학생 100명이 등록돼 있는 이대학 관계자는 “한인들과 생김새가 거의 똑같은 몽골인들은 심적으로 이곳을 더 편안해 한다”고 말했다.
몽골인들은 또 가장 큰 소수계 커뮤니티인 한인타운에 일 자리가 많고 미국 체류를 보장해주는 학생 비자를 발급하는 학교가 많은 것도 선호 이유로 꼽고 있다.
한인타운의 불교 사찰인 관음사는 몽골인들의 친교의 공간이자 정신적 안식처다. 몽골인들은 매달 2번째, 4번째주 몽골 출신 스님을 모시며 예불을 드린다. 관음사의 성도 스님은 “큰 행사가 있을 때는 200명의 몽골인들이 함께 모이기도 한다”며 “아직 몽골 커뮤니티가 자리 잡을 만큼 크지 않아 몽골인들이 사찰을 빌려 쓰고 있다”고 말했다.
한인타운의 몽골인들은 저마다 한국과 남다른 인연을 맺고 있다. 한국 노래를 즐겨 부르는 바트볼트씨의 동생은 1995년 한국을 방문해 8년 가까이 일했을 정도로 친한파이다. 바트볼트씨는 한국에서 미국행 밑천을 마련한 많은 몽골인들이 한국어를 배워와 한인타운에 자리를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인의 ‘이복형제뻘’되는 몽골인들은 몽고 반점 외에도 ‘우측’등 방향 지시어, ‘조금씩’등 똑같은 단어가 많다며 한인과 인연을 과시한다. 심지어 ‘욱’하는 성질도 영락없는 형제의 모습이라고 말한다.
‘유목의 피’를 타고난 몽골인에게 한인타운의 정착을 위한 풀섶이다. 두 달 전 하버시티에 집을 구입한 바트볼트씨는 “일자리와 공부할 기회를 준 한인타운은 미국 생활을 위한 디딤돌”이었다며 “한인타운 명성을 듣고 더 많은 몽골인이 올 것”이라며 한·몽 친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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