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상까지 받은 아이가 과잉행동에 왕따당해
원인몰라 5년 방치
세미나서 치료 결단
주의력 결핍 및 과잉행동증(ADHD)을 앓았던 자녀를 둔 한 한인 학부모의 경험담을 소개한다.
아이는 킨더가튼과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말이 너무 많았다. 그냥 수다스러운 것이 아니라 선생이 말을 하고 있을 때도 아무 때나 손도 들지 않고 엉뚱한 질문을 해대곤 했다. 엄마는 ADHD를 의심했지만 시부모님은 “말이 많으면 똑똑한 증거이고 장래 변호사감”이라고 했고, 대통령상까지 받을 정도이다 보니 아빠도 ADHD임을 인정하려 들지 않았다.
엄마는 아이의 행동에 아이 스스로 컨트롤 할 수 없는 무엇인가가 있다고 감지했지만 가족들의 완강한 반대에 부딪쳐 치료기관이나 의사를 찾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아이는 황폐해져 갔다. 친구의 생일파티에 초대받지 못했으며 자신감을 잃어가면서 엄마에게만 매달렸다.
엄마는 이 모든 것을 커버하려면 공부를 잘하는 수밖에 없다고 스스로 어리석은 결론을 내리고 최고의 성적을 내기 위해 집중력이 약한 아이를 놓고 5년간이나 전쟁을 했다. 주말에도 아이를 쉬지 못하게 채근하는 식으로 계속되는 잔소리에 아이도 엄마도 지치고 진이 빠졌다. “내가 왜 이러나, 무엇 때문에 아이를 이렇게 들볶는 것인가”라는 자책감에 가슴이 먹먹했다.
중학교 진학 전 여름방학 때 더 이상 이런 식으론 살 수 없다는 생각에 학부모를 위한 교육 세미나란 세미나는 다 참석했다. 그 중에 ADHD 세미나에 참석한 것은 엄마의 정신세계에 불이 번쩍 켜지는 충격이었다.
이런 증세를 가진 아이들을 조기에 치료, 관리하지 않으면 어릴 때는 게이트 프로그램에 들어가는 영재라고 해도 결국 주니어 칼리지 졸업도 어렵다는 사례를 접하게 됐다. 이 질병을 치료 관리하지 않으면 약물남용, 알콜중독 등 중독증세에 쉽게 빠져들 가능성도 높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이는 즉각 진단과정에 들어갔고 ADHD와 경미한 청각장애가 병행되어 있다는 진단과 함께 방학 동안 치료를 받았다. 중학교에 진학한 아이는 이제 더 이상 집중이 고통스럽지 않게 되었다. 화도 전보다 잘 다스릴 줄 알았다. 처음 친구의 생일초대 카드를 받았을 때는 아이 몰래 엄마는 눈물을 흘렸다.
<정석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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