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김순식>
“더 이상은 못참아” 얼마전 집안에서 부인과 언쟁을 벌이던 장모(가명)씨는 갑자기 부인이 달려들어 손톱으로 목을 할퀴자 경찰에 신고했다. 출동한 경관들은 장씨의 목 부분에 상처가 난 것을 확인하고 장씨 부인을 중범인 폭행혐의로 체포했다. 결국 장씨 부인은 보석금 5만달러를 낸 뒤 풀려나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최근 경찰신고 급증
“내가 참지” 크게 줄어
상당수는 ‘홧김’
대부분 나중에 후회
그동안 ‘가정폭력’에서 ‘가해자는 곧 남편’이란 공식이 일반적이었지만 요즘에는 부인의 폭력을 참다 못한 ‘매맞는 남편’들이 경찰에 신고하는 사례가 적지 않게 발견되고 있다.
한인가정상담소 피터 장 소장에 따르면 가정폭력의 피해자 성비는 여성이 90%로 여전히 절대적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자신의 체면과 집안 일이 바깥에 알려지는 것이 싫어 쉬쉬하던 피해 남편들이 적극적으로 경찰 또는 상담소등에 도움을 청하고 있다.
장 소장은 “여전히 가정폭력의 최대 피해자는 여성이며 남성 피해자가 증가한다고 단정할 수 는 없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과거에 비해 피해 남편들의 자세가 분명히 달라지고 있다”고 전했다. 장 소장은 이같은 현상에 대해 “가정폭력에 대한 피해남편들의 인식과 자세 변화가 가장 크다”며 “경찰이 신고자의 말을 귀담아 듣기 때문에 가정폭력 발생시 누가 먼저 신고하느냐가 상황에 큰 영향을 준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경찰에 신고하는 남편의 상당수는 부인과의 관계가 최악의 상황에 이른 경우가 많아 아예 이혼을 작심하고 홧김에 행동에 옮긴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심각한 상황이라면 어쩔 수 없지만 자칫 이같은 행동이 금전적인 부담은 물론 자녀에게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문제가 심화되지 않도록 부부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장 소장은 “초기에 해결하려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어떤 경우에는 이웃의 신고가 결국 아동학대라는 생각지도 못한 상황으로 돌변, 엄청난 고통을 겪기도 했다”도 소개했다.
형사법 전문 김기준 변호사도 “최근 부인에 의한 폭행사건 케이스가 자주 접수된다”고 전하면서 “순간적인 감정 때문에 911에 신고했지만 결국 대부분의 남편들은 후회를 많이 한다”며 상호 이성적인 대응과 해결 노력을 주문했다.
OC 가정상담소 김선영 소장은 “폭력을 행사하는 쪽은 과거 학대를 받아본 경험이 있거나 부모들의 폭력을 목격하면서 성장한 경우가 많은 만큼 전문의 등의 상담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정폭력 혐의로 기소될 경우 약 5만달러의 보석금이 책정되며, 심각한 사건이 아닌 이상 재판부는 배우자의 선처요청을 받아들여 경범으로 낮추는 대신 최고 주 1회씩 52주의 상담을 받을 것을 명령하고 있다.
<황성락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