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조기가 LA한인타운에서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서준영 기자〉
얼마전 추석을 즈음해 본국지에서 “조상님 죄송합니다”라는 기사와 차례 상 그림을 실어 눈길을 끈 적이 있었다. 그 해 곡식을 거두어 조상에게 햇곡식·햇과일을 올리며 감사하는 추석 차례 상이 온통 중국산 수입품으로 뒤덮였다는 풍자적 기사였다. 기생충 알, 납성분 검출 등등 중국산 식품의 안전도 파동이 태평양을 건너 이 곳까지 밀려오고 있다. 유통실태, 공급, 안전도 등을 3회에 걸쳐 진단한다.
밑반찬부터 생선까지
한인들 식탁 주공급원
가격 한국산의 절반이하
모두‘불량식품’인식은 잘못
가공과정에 문제 가능성
저렴한 가격에 30가지 음식이 올라가는 제사상을 꾸며보자. 집에서 요리하는 탕과 산적 등 12가지 음식을 제외한 18가지 중 중국산은 조기와 대추 등 6가지, 미국산은 닭 등 2가지, 한국산은 배와 강정 등 10가지였다. 미국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중국산 식품이 한국인의 전통 식탁에도 거세게 도전하고 있다.
중국산 식품의 한인 식탁 침투는 중국산 식품을 빼 놓고 요리를 할 수 없을 정도로 거세다. LA의 한인마켓에서 판매되는 해산물류는 대부분 중국산이다. 조기는 중국산이 100%를 차지할 정도로 해산물의 중국 편향은 심하다. 전통 나물인 고사리와 도라지까지 중국산을 제외하면 식탁 위에 올릴 것이 별로 없을 정도다. 이밖에 마늘, 대추, 밤, 당면과 밑반찬류도 중국에서 대거 수입되고 있다.
각종 식품파동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중국산을 피하고 싶다면 그만큼 대가가 비싸다. LA 한인타운 마켓에서 판매되는 밤만 해도 한국산은 1파운드에 2달러59센트인데 반해 중국산은 2파운드에 2달러99센트로 가격이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 김밥의 재료로 많이 사용되는 게맛살은 한국산(270g)이 1달러99센트인데 반해 중국산(283g)은 1달러49센트에 그친다.
일부 품목은 가격차가 더욱 크다. LA 한인마켓의 한 매니저는 “한국산 고사리는 중국산보다 10여배, 조기는 2∼3배 가격이 비싸다”며 “이렇게 비싼 가격의 음식을 소비자들이 선택할지 미지수”라며 가격이 한인들의 소비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한인들은 중국산을 모두 ‘불량식품’취급하는 태도에 고개를 젓는다. LA 한인타운의 또다른 마켓 관계자는 “저렴한 인건비 때문에 공장을 중국에 두는 것은 대세”라면서 “대기업 등 명망 있는 회사는 제품의 질 관리차원에서 중국에서도 한국과 같은 엄격한 기준으로 제품을 생산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고추장용 고춧가루(1파운드 기준)는 한국산인 태경농산 고춧가루와 LA 한 식품업체가 중국서 생산하는 제품이 똑같은 가격인 3달러99센트에 판매돼 한·중식품이 큰 가격차를 보이리란 예상을 무색케 했다.
하지만 대형 식품유통업체의 한 관계자는 “1차 식품의 경우 이상 여부를 소비자가 식별할 수 있지만 가공을 거치는 고추장과 단무지 등은 제조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많아 유통업체에서도 주의를 하고 있다”고 밝혀 중국산 가공 식품이 식탁 안전의 취약지대임을 시사했다.
<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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