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김순식
셀폰 음성메시지 어떻게 듣지
TV 리모트 컨트롤도 헷갈려
DVD 버너 사용은 꿈도 못꿔
가전업체에 고장 아닌 고장 신고
가전업체 리본에는 긴급 출동 서비스 맨이 한 명 있다. 냉장고나 세탁기가 고장나 쓰지를 못한다며 다급하게 수리를 요청하는 소비자가 많아서다.
그러나 현장에 출동한 이 서비스 맨이 정작 수리를 하고 돌아오는 경우는 열에 한번도 채 안 된다. 첨단 디지털 기계를 제대로 다루지 못하는 소비자가 지레 겁을 먹고 긴급 SOS를 요청한 게 대부분이다. 서비스맨이 버튼 하나만 누르면 상황이 종료되기 일쑤다.
한인 가정에서도 주위를 둘러보면 최첨단 디지털 기계가 널려 있다. 셀폰으로 사진이나 동영상도 찍을 수 있다. MP3플레이어로 비디오를 감상하는 시대다. 그러나 디지털의 감동을 다 누리며 사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디지털 시대에 원시인처럼 사는 한인들이 생각보다 많다.
마이클 민 리본 매니저는 “냉장고에서 찬물이 나오지 않는다, 세탁기의 삶는 기능이 안 된다고 신고가 들어와 현장에 가보면 작동법을 제대로 몰라서 그렇지 정말 고장난 건 극소수”라며 “여러 기능이 다 들어있는 TV를 사가도 리모트 컨트롤에 기능을 못 입력시켜 활용하지 못하는 손님이 많다”고 말한다.
컴퓨터 아넥스에도 하루 2∼3명 꼴로 컴퓨터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고 손님들이 찾아온다. TV에 연결해서 컴퓨터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한 비디오카드가 설치돼 있는데도 연결을 못해 수리를 신청한다. TV를 컴퓨터 모니터로 볼 수 있게 하는 TV튜너도 사용법이 복잡하다며 불평을 늘어놓는 고객도 있다. DVD버너를 제대로 활용하는 손님도 많지가 않다. 이런 손님은 20대 초반부터 50대까지 연령을 가리지 않는다.
제이 현 매니저는 “컴퓨터를 잘 몰라도 좋은 기능이 있다면 다 사려고 욕심을 부리는 손님은 자제시키려고 하지만 말처럼 쉽지가 않다”며 “사간 뒤 제대로 다루지 못해 매장을 다시 찾는 손님이 꽤 많다”고 말한다.
셀폰업체 천사컴의 브랜드 전 사장도 “카메라 폰으로 사진은 어떻게 찍는지, 음성 메시지는 어떻게 확인하는지, 전화번호 자동 입력은 어떻게 하는지를 물어오는 분이 많다”며 “기계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은 그래서 처음부터 전화를 걸고 받을 수 있는 기계를 달라고 말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김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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