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형묵 사망계기로 살펴보니… 각종 와병설 불구 급속한 세대교체 없을 듯
연형묵 북한 국방위 부위원장 사망을 계기로 북한 권력층의 노령화가 새삼 주목 받고 있다. 올해 63세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제외하면 권력서열 20위 안팎의 인사 대부분이 70~80대이다. 서열 2위 김영남(77)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부터 그렇다. 4위인 박봉주(65) 내각 총리와 5위인 김영춘(69) 군 총참모장 등이 그나마 젊은 축이다.
나이가 많으니 병치레도 많다. 정부 당국 분석에 따르면 서열 3위인 조명록(77) 국방위 제1부위원장 겸 인민군 총정치국장은 2001년 이후 신부전증 때문에 3차례 중국에서 입원 치료를 받았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9~10위권에 거명됐던 한성룡(82), 계응태(80) 노동당 중앙위 비서도 와병설이 난 이후 공식 석상에서 사라졌다.
외교 사령탑인 백남순(76) 외무상도 싱가포르에서 신부전증 치료를 받았고, 김 위원장 외에 유일하게 원수 칭호를 듣는 군 원로 이을설(84)도 당뇨와 심장병에 시달리고 있다. 이밖에 대남정책을 총괄하는 임동옥(70) 노동당 통일전선부 제1부부장도 폐암 치료설이 나돌았다.
이 같은 노령화는 특성상 큰 과오가 없는 한 사망할 때까지 현직에서 일하도록 하는 북한식 사회주의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하지만 한 사汰?오래 같은 자리에 있다 보니 2003년 교통사고로 사망한 김용순 당시 노동당 대남 담당 비서의 경우처럼 지도부의 갑작스러운 공백은 각종 업무처리의 연속성에 차질을 부르기도 한다.
군부와 내각 일선에선 40~50대 혁명 3~4세대가 실무를 챙기기 시작했지만, 최종 결정권은 노쇠한 원로집단이 갖고 있어서 정책전환이 더디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동만 상지대 교수는 “상층부는 연로해지고 있는데 1980~90년대 실무 경험을 제대로 쌓지 못한 혁명 3세대의 능력은 아직 미지수라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정부는 혁명 2세대로 구성된 북한 수뇌부의 고령화가 필연적으로 세대교체를 재촉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김 위원장 1인 체제를 흔들지 않는 선에서 세대교체가 이뤄질 게 분명해 이른 시일 내 권력 상층부의 큰 변화가 일어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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