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주 한인교계의 지도자급 목사님들이 최근 본보를 두 차례 방문했다.
지난달 중순 워싱턴주의 4개 권역별 교회연합회 회장님들이 처음 본보를 찾아와“요즘 서북미에서 신문광고 등을 통해 교세확장을 꾀하고 있는 이단 교회의 교리에 기성교인들은 물론 일반인들이 현혹되지 않도록 언론에 협조를 구하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본보는 시애틀에서 올림피아까지 한인교계의 지도자 네 분이 이례적으로 함께 신문사를 방문한 사실을 감안, 적지 않은 지면을 할애해서 이분들의 주장을 보도했다. 사안이 미묘한 탓인지 그 많은 다른 신문들은 이들 목사님의 행보를 전혀 다루지 않았다.
그 후 한달만인 지난 17일 시애틀 교회연합회 간부들만 3명이 따로 본보를 찾아왔다. 이분들은‘이단교회의 광고를 게재하는 신문들엔 교회연합회 광고게재를 중단키로 했다’는 결정사항을 통보하고 돌아갔다. 교회연합회는 회원교회의 이름, 담임목사 이름, 주소, 전화번호, 예배시간 등을 취합한 나열 식 안내광고를 본보 등 신문에 게재하고 있다.
목사님들은 두 번 모두‘이단교회의 병폐’에 대해 열심히 설명했다. 신문사 담당자를 설득하면 그 광고가 나가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 모양이다. 그러나, 교회 문이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듯이 신문사 광고면도 모든 사람에게 개방돼 있다. 불법이거나 파렴치한 내용이 아니면 누구나 광고를 낼 권리가 있고 신문사는 그 권리를 존중해야할 의무가 있다.
교회연합회가‘이단교회’를 제쳐두고 그 교회의 광고가 게재된 신문을 응징하는 것은 본말을 구분 못한 엉뚱한 대응이라고 할 수 있다.‘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성경구절처럼 교회연합회도 광고로‘이단교회’에 맞대응 하는 것이 성숙한 미국식 토론문화이며 ‘이단교회의 교리에 신도들이 현혹되지 않게’효과적으로 도울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교회연합회의 소속교회들이 광고중단 결정을 모두 수긍하는지도 의문이다. 그나마 신문에 게재되는 연합회 안내광고가 빠지면 일간지를 구독하는 절대다수의 사람들은 지역 교회에 대한 정보를 입수할 길이 없다. 소속 교회들의 전도활동에 큰 걸림돌이 되는 것은 물론‘이단교회’의 광고를 상대적으로 더 돋보이게 만드는 부수 효과를 주게 된다.
교회연합회의 광고게재 중단 통보를 받고 섭섭했지만 그보다 안이하고 근시안적인 문제해결 방법을 택한 연합회의 소극적인 리더십에서 받은 실망감이 더 컸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