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기간 냉동된 배아 이용 윤리논쟁 적어
마리아생명硏 세계최초로


윤리적 논란 소지가 적은 ‘냉동 잔여 배반포기배아’로 인간 배아줄기세포를 만드는 국내기술이 세계 최초로 미국특허를 획득했다.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가 잇따라 연구성과를 내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 냉동 잔여 배반포기배아와 관련된 독보적 기술로 특허까지 획득함에 따라 한국은 배아줄기세포 분야에서 최첨단 국가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마리아생명공학연구소 박세필 소장과 연구진은 “불임시술을 위해 쓰다 5년이 지나 폐기처분될 냉동 잔여 배반포기배아로 세포치료용 배아줄기세포를 만드는 기술이 최근 미국 특허를 획득했다”고 17일 밝혔다. 2001년 미국 특허청에 특허 출원한 지 4년만이다. 이번 특허기술은 심근경색 뇌졸중 파킨슨병 등 거의 모든 질병 치료에 활용될 수 있어 막대한 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배반포기배아는 수정 후 4~5일 된 배아를 말하며, 이 가운데 인공수정 등으로 사용되지 않고 냉동 상태로 장기 보관한 것을 냉동 잔여 배반포기세포라고 부른다.

박 소장팀은 체외수정 후 5년이 지난 냉동 잔여 배반포기배아를 녹여 특수 항(抗)인간항체(AHLA)로 줄기세포인 내부 세포덩어리만 떼내는 것에 성공한 것이다. 박 소장은 “이번 특허 기술을 이용해 배아줄기세포 제조 성공률을 기존의 10~36%에서 63%까지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연구는 황 교수팀 등 배아줄기세포에 대해 쏟아지는 윤리 논쟁을 피해갈 수 있는 장점도 있다. 현행 생명윤리법은 배아 복제는 금지하고 있으나 불임센터에서 생식을 목적으로 이용한 뒤 냉동 보관돼 있다가 5년 이상 지난 냉동 잔여 배아에 한해 더 이상 환자가 생식목적으로 이용하지 않을 경우 환자 동의를 얻은 뒤 연구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권대익 기자 dkwo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