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신 균열 등 79%가 관리 부실
지난해 조사서 드러나 뒤늦게 복원
유사시에 대비해 한국에 비축된 미군의 주요 무기 및 군사장비가 지난해 임무 수행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치명적인 결함을 갖고 있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미 회계감사원(GAO) 보고서와 육군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5일 보도했다.
이 같은 상황은 지난해 10월 미 육군4사단의 조사로 드러나 문제로 부각됐다. 미 육군은 그 뒤 6~7개월간 3,400만 달러와 기술자 90명, 감찰관 60명, 품질관리관 20명을 투입해 9월 까지 한국에 있는 장비들을 원래의 수준대로 복원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그러나 미군 수뇌부는 한국 비축 장비의 황폐한 실태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 국방부 관계자도 문제된 장비들은 유사시 우리나라에 파견될 미군 증원군이 사용할 것이지만, 그 내용에 대해서는 우리 군은 정보가 없다고 밝혔다.
’APS_4’로 알려진 주한미군 비축 무기의 관리 상태는 대구의 캠프 캐롤에 비축된 무기ㆍ장비를 검사하는 과정에서 밝혀졌다. 그 결과 79%에 달하는 무기가 기준에 미달됐으며 완전 수리하는데 1,000시간 이상 걸리는 전차도 있었다. 특히 50구경 기관총 50정 이상이 탱크에서 분리돼 이라크로 보내졌고 험비 차량도 수대가 이라크로 차출됐지만 보충되지 않았다.
그런데도 리언 라포트 주한미군 사령관은 북핵 위기가 고조된 3월 미 상원 청문회에서 한국에 축적된 장비들은 상태가 좋다고 증언했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지적했다.
2003년까지 미군은 유럽과 쿠웨이트, 카타르, 한국 등 4개 지역에 4개여단을 무장시킬 수 있는 전차 장갑차 등 중장비와 무기를 비축했다. 지난해 무기비축 장소는 한국 한 곳으로 줄어들었지만 2007년에는 세계 6곳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육군 군수사령부(AMC) 관계자가 말했다.
조사 결과 M1A1 에이브럼스 탱크, 브래들리 장갑차, 팔라딘 곡사포 등은 엔진 결함, 변속기 고장, 포(砲)신의 균열 등의 문제를 갖고 있어 한반도 및 태평양지역의 유사시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다는 판정을 받았다.
회계감사원의 보고서는 미국 국방부가 이라크전의 수행을 위해 타 지역에 사전 배치된 무기를 과도하게 방출하는 바람에 이들 지역에서의 단기적인 작전상의 위험을 맞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신문은 주한미군 군사장비의 준비태세가 차질을 빚은 것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투입된 군사장비가 심각한 공급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전했다.
황유석 기자 aquarius@hk.co.kr
김정곤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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