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규복씨, 무장괴한 “돈 준비하라”가족에 전화
LA출신 한인 사업가가 페루 수도 리마에서 퇴근길에 납치 당하는 사건이 발생, 가족은 물론 지역 한인사회가 큰 충격에 빠졌다.
3일 페루 한인회에 따르면 미 시민권자 곽규복(47·미국명 윌리)씨가 지난 28일 오후 7시30분께 리마 시내에 위치한 자택 인근에서 권총으로 무장한 수명의 괴한들에게 납치됐다.
페루 한인들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자동차 2대가 가게에서 집 근처까지 미행한 뒤 곽씨의 자택에서 5분 정도 떨어진 거리에서 길을 가로막고 총기로 위협해 납치했다”며 “당시 자동차 안에는 다른 식구들도 있었지만 곽씨만 납치됐다”고 전했다.
곽씨의 한 가족은 “납치 이틀 뒤인 금요일 저녁 신원을 알 수 없는 사람이 전화를 걸어 ‘잘 있다. 돈을 준비해 둬라. 다시 전화하겠다’고 말했다”며 “남편과 직접 통화는 하지 못했지만 같이 있다는 심증이 들었다”고 말했다.
가족은 또 “이곳 언론들이 추측성 보도를 쏟아내고 있어 납치범들을 자극하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근심을 감추지 못했다.
주 페루미국대사관 측은 페루 당국과 긴밀히 협조하면서 곽씨 구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곽씨 가족은 “미 대사관이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주 페루한국대사관도 곽씨 피랍 사실을 확인했다.
대사관 관계자는 “처음엔 한국 국적자로 알고 상황파악에 나섰으나 미 시민권자임이 드러나 일단 미 대사관의 대응을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LA에서 10여년 거주하다 수년 전 페루로 이주한 곽씨는 자동차 정비공장, 부품업체 등 서너 개의 사업체를 가지고 있는 재력가로 현지에서는 ‘큰 손’으로 소문난 인물이다.
한인회 관계자는 “최근 자동차 정비공장 공사를 크게 했는데, 그때 범죄 타겟이 된 것이 아닌가하고 모두들 추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납치사건이 발생하자 800여명의 페루 한인사회는 깊은 우려를 감추지 못하면서 무사귀환을 기원하고 있다.
석원용 한인회장은 “한인이 총기사고로 사망한 사건은 그동안 2건 정도 있었지만 납치사건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인들의 경제수준이 높다보니 범죄의 목표가 된다는 생각에 많은 사람들이 불안해한다”고 현지 실정을 전했다.
현지에서 활동중인 한인 선교사도 “언론에서 경쟁적으로 보도해 작은 한인사회가 더 동요하는 것 같다”며 “곽씨가 무사히 돌아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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