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고라 힐스의 한 주택 너머로 시뻘건 불기둥이 치솟자 주민들이 걱정스럽게 바라보고 있다. <신효섭 기자>
28일 발생한 채스워스 산불이 당초 예상과 달리 29일 이른 아침부터 고온 건조한 강풍을 타고 광범위한 지역으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밤잠을 설쳤던 주민들이 긴급히 대피하는 등 바람따라 춤을 추는 화마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전날까지만 해도 멀게만 보이던 산불의 방향을 지켜보며 집을 지키던 아고라힐스 주민들은 이날 새벽 3시 경찰관들이 다급한 목소리로 대피를 명령하자 차를 몰고 안전지역으로 황급히 이동했고 오후 3시께 오크 팍 주민들은 소방대원들과 소방헬기의 진화작업에 마음을 놓았다가 갑자기 강풍을 타고 엄청난 불길이 치솟으며 주택가 50피트 앞까지 접근하자 몸만 빠져 나오기도 했다. 이틀이 지나도록 기세가 꺾이지 않고 있는 산불 현장을 정리했다.
“우리집도 덮치나” 종일 불안
학교 휴교-상점 대부분 철시
한국서도 크게 보도 안부전화
◎…산불 소식은 멀리 한국까지 순식간에 전해져 오히려 한국에서 안부를 묻는 전화가 걸려올 정도. 타운의 한 여행사 직원은 이날 오후 2시께 전화를 걸어와 “산불이 그 정도로 심각하느냐”고 묻기도. 이유인 즉 한국의 어머니가 전화를 걸어 “LA가 온통 불바다라는데 너 있는데는 아니지?”라며 걱정을 하더란 것.
◎…산불로 하루종일 몸살을 치던 벤추라카운티 오크팍에서는 불길이 일부 고급 주택 뒷마당에서 불과 50여피트 떨어진 곳까지 번져와 주민들이 황급히 대피했다. 70여가구에 강제 대피령이 내리자 주민들은 물과 옷가지, 비상약품, 애완동물, 귀중품 등을 챙겨 차에 싣고 가족이나 친지의 집으로 향했다.
◎…산불로 일부 주택 뒷마당이 완전히 타버린 오크팍 지역은 이날 하루종일 모든 공립초중고교가 폐쇄되고 일부 상점들이 문을 닫아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백인 여성 게리 로울스는 “이사온 지 3주만에 산불이 나 집 전체가 깡그리 잿더미로 변할 뻔 했다”며 “화재 진압 헬기가 마당 뒤편 언덕에 물을 뿌리고 지나는 순간 남편과 함께 환호성을 질렀다”고 소방당국이 불길을 잡아준 데 대해 고마움을 표시했다.
◎…사우전옥스 고교에 적십자사가 마련한 긴급 대피소의 첼레나 두이타(76) 할머니는 “산불로 공기가 탁해 당분간은 집에 돌아가지 않고 이 곳에 머물 것 같다”고 말했다.
<구성훈·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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