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집의 야생동물들
라스베가스에 사는 토니-페르디난드 퍼코스 가정이 주말에 마켓에서 구입하는 물건은 다른 가정과 별반 다르지 않다. 우유, 달걀, 과일, 시리얼 등등. 그런데 한 가지가 눈에 띈다. 날고기 700파운드. 일반 가정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양이다. 그러나 퍼코스 집에 가보면 궁금증이 풀린다. 5베드룸의 퍼코스 집 마당에는 사자 한 마리, 호랑이 여덟 마리, 표범 두 마리가 있다.
아파트서 남몰래 기르던 호랑이가 주인 물어 발칵
성장 빠르고 야수 기질, 언제 어디서든 돌변 가능성
미국 내 외국산 야생동물 거래 연간 150억달러 규모
23개 주만 금지… “돈벌이된다” 밀거래·동물학대 기승
막힌 골목길의 조용한 주택가에 살든, 다운타운 고층 콘도에 살든 인식하든 못하든 바로 옆집에 야생동물이 살고 있을 수 있다. LA타임스의 주간 ‘라이프’가 일반 가정에 사는 야생동물을 취재했다.
2003년 뉴욕 고층 아파트에 살던 주민들은 자신들이 야생동물과 이웃하며 살았다는 사실을 감쪽같이 몰랐다. 이웃집에 사는 앤토인 예이츠가 400파운드의 시베리아-벵갈 호랑이를 기르고 있었던 것이다. 남모르게 기르다 그만 이 호랑이가 주인을 공격하는 바람에 언론에 보도되면서 주민들이 알게 된 것이다.
아파트에서 호랑이를 애완용으로 길렀다는 사실보다 더욱 놀라운 것은 만일 예이츠가 다른 도시에 살았더라면 얼마든지 야행동물을 집에서 기를 수 있었을 것이란 점이다. 집에서 이러한 동물을 기르는 것을 금지하고 있는 주는 23개이고 13개주는 조건부 승인을 하고 있다. 그리고 14개 주는 아예 규제장치가 없다. 야생동물을 자유롭게 기를 수 있다.
외국산 동물의 거래는 연간 150억달러 규모다. 고양이과 동물 1만~2만마리, 원숭이 3,000마리, 그리고 라마, 돼지, 표범 등의 거래는 제대로 그 수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 고양이과 동물과 원숭이 등은 미국의 보호상태에서 번식시킨다. 반면 파충류, 조류 등은 대부분 수입된다. 그러다 보니 밀거래도 많다.
전문가들은 야생동물을 애완용으로 기르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야생동물은 인간과는 크게 다르기 때문이란다. 게다가 야생동물을 애완용으로 기르는 사람이 증가하다보니 돈벌이를 위해 이들 동물을 부적절한 조건에서 가둬놓고 번식하게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어릴 때 귀엽다고 해서 야생동물을 애완용으로 집으로 들이는 것은 위험을 안고 있다. 이들 동물은 금방 자란다. 그리고 언제든 야수로 변할 수 있다. 미네소타, 오하이오, 인디애나 등지에서 맹수의 공격사건이 발생했다. 섬뜩한 일이다. 만일 이들 동물이 문제를 일으키기라도 하면 바로 동물통제 당국에 연락해야 한다. 이들 동물은 아무리 사나워도 인간과 더불어 집에서 자랐기 때문에 야생으로 돌아가더라도 생존능력이 없다. 그래서 당국이 보호할 수밖에 없다.
왕뱀을 잃어버린 주인이 신고를 하는 바람에 저녁 뉴스거리가 돼 버린 끔찍한 해프닝도 있다. 그래도 이들 야생동물 주인들은 자신들만의 고집이 있다. 개나 고양이에 견줄 바가 아니라고 한다. 그리고 야생동물이 생활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고 있다고 한다. 호랑이가 4만달러를 호가하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한다. 돈도 노력도 모두 쏟아 부을 만하다는 것이다.
야생동물을 사랑하고 기르는 사람들 가운데 이들 동물과 함께 일을 하는 경우가 많다. 라스베가스에 사는 토니-페르디난드 퍼코스 부부가 그렇다. 이들 부부는 고양이과 야생동물을 이곳 저곳 데리고 다니며 매직 쇼를 벌인다. 필요한 경우 쏠쏠한 수입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 하지만 모두 그런 것은 아니다. 그저 순수한 동물 사랑이 야생동물과의 동거를 낳기도 한다. 켄드라 레스터가 그런 사람이다. 레스터는 한 때 벼룩시장에 갔었다. 그 곳에서 병든 원숭이를 발견했다.
원숭이가 레스터에게 손을 내밀었다. 레스터는 원숭이가 자신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으로 여겼다. 은행에 가서 통장을 톡톡 털어 이 원숭이를 샀다. 그리고 지금까지 원숭이와 함께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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