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러튼의 역사적인 극장 재개관 추진
고전극장 재단 ‘재건운동 한인 참여 바라’
“우리 모두 풀러튼 시민 아닙니까. 동고동락해 온 시의 자랑거리 ‘폭스 극장’을 살리는데 한인사회 힘도 보태주십시오.”
28일 풀러튼 시청에서 동쪽으로 두 블럭 정도 떨어진 ‘풀러튼 고전극장 재단’(Fullerton Historic Theatre Foundation, FHTF) 사무실. ‘폭스 극장(Fox Theater) 재건운동’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는 척 에스테스(59) 프로그램 기획 담당자는 한인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
에스테스는 “한인사회의 규모가 날로 커지고 있는 것에 비례해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며 “시 역사와 궤를 같이 해온 폭스 극장을 살리는 것은 한인사회 입장에서도 큰 의미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폭스 극장은 라이브 콘서트도 가능한 908석 규모의 다목적 극장으로 지난 1925년 풀러튼 다운타운에 개관했다. 한 때 OC 북부지역 명소로 군림하며 명성을 떨쳤으나 시대 흐름에 뒤쳐지며 경영난에 허덕이다 결국 87년 문을 닫았다.
그러다 소유주가 극장을 매각해 허물고 새 건물을 짓는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이에 에스테스를 중심으로 한 14명의 풀러튼 토박이들이 2001년 9월 FHTF를 조직, 본격적인 폭스 극장 재건 운동을 시작했다.
“어릴 때 추억이 고스란히 간직돼 있는 극장이 없어진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이래선 안 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어요. 올해로 딱 50년째 풀러튼에서 살고 있는 저로서는 극장이 없어진다면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너무 슬픈 일로 느껴졌어요.”
극장을 살리긴 위해선 매입 이외의 방법은 없었다. 300만달러가 넘는 거금이 필요했다. FHTF는 바자를 열어 티셔츠 등을 팔아 기금을 마련해 보려고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지난해 초 시가 매입에 필요한 금액의 절반을 지원한다는 매칭펀드 제안을 해왔지만 약속 기한 11월까지는 불가능해 보였다.
하늘이 도왔을까. 익명을 요구한 독지가가 70만달러를 흔쾌히 쾌척했고, 올해 1월 FHTF는 극장을 사들일 수 있었다. 현재 고건물 복원전문 건축회사인 웨스트레이크사와 계약을 맺고 4년 기한으로 내·외부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극장이 예전 모습을 되찾고 다시 문을 열기까지는 적어도 50만달러 이상이 추가비용이 더 필요할 것으로 재단은 보고 있습니다. 현재 2,500명 정도가 후원자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한인사회가 참여한다면 대외적 이미지 쇄신에도 큰 도움이 될 겁니다.”
에스테스는 폭스 극장을 단순한 영화 관람을 위한 장소라는 개념을 넘어서 시 전체를 하나로 묶는 구심점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주별로 각 나라별 영화제를 개최할 생각입니다. 이를테면 첫째 주는 한국 영화를, 둘째 주는 이집트 영화를 상영하는 그런 포맷이죠. 다양한 인종들로 구성된 시 구성원들끼리 자주 만나 서로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면 그야말로 진정한 통합을 이룰 수 있지 않겠습니까.” (714)870-0063
<이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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