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장익상 특파원 = 가난한 10대 때 1급 살인.강도 혐의 체포 - 무기징역 선고 - 자살 시도 - 18년만에 무죄 확정 - 보상금을 현금자동인출기(ATM)에 투자 - 하와이 해변의 그림같은 집에서 월수 3만달러의 호화 생활
영화에서나 있을 법한 기구한 인생유전의 40대 흑인이 과거의 불행을 모두 털어내고 하와이에서 백만장자로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19일 장문의 박스 기사로 보도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현재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20대의 ATM을 운영하고 있는 드웨인 맥킨니(44).
12살때 어머니를 잃고 로스앤젤레스 지역 불량배들과 어울리면서 한때 강도모의 혐의로 소년원에 보내졌던 맥킨니의 악몽이 시작된 것은 지난 1980년 12월 11일 오렌지시티 소재 버거킹에서 권총 강도 살인사건이 발생하면서부터.
당시 강도는 회계를 보던 월터 호레이스 벨 주니어(19)를 살해하고 도주했는데, 경찰은 사건 발행후 6일만에 20세이던 맥킨니를 용의자로 체포했고 용의자에 비해 키가 작고 절룩거리지도 않는다는 일부 목격자들의 진술에도 불구, 재판은 일사천리로 진행돼 1982년 1급 살인 및 강도혐의로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캘리포니아주내 5개 교도소를 전전하며 18년간 복역해야 했던 그는 절망감에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고 2차례나 동료 수감자가 휘두른 칼에 찔리기도 했으나 종교를 접하면서 심적 안정을 찾았고 고교 졸업 자격까지 획득했다.
그러던중 1999년 2명의 동료 수감자로부터 자신들이 버거킹 살인사건에 연루됐으며 살인 용의자도 알고 있다는 말을 전해들었다. 급기야 사건 재수사가 시작됐고 진범이 잡히면서 맥킨니의 결백은 입증됐고 2000년 1월 28일 꿈결같이 바깥 세상을 밟았다.
특히 그는 자신을 죄인으로 몰아넣었던 수사관들을 모두 용서했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던 판사의 눈물섞인 사죄도 받아들였다.
2002년 여름 오렌지시티로부터 받아낸 170만달러의 보상금 가운데 변호사비 등을 제외하고 손에 쥔 100만달러로 그가 시작한 것은 ATM 운영.
벤처기업에 투자하라는 등 유혹도 많았으나 내 인생이 도박이니 도박같은 위험한 곳에 투자하지 않는다는 마음으로 모두 뿌리치고 고급 자동차도 사양한 그는 라 미라다에 있는 아파트를 구입하고는 나머지는 ATM 기계를 늘려나갔다.
사용자들이 현금 인출시 내는 건당 1.75~2.50달러의 수수료 가운데 점포 주인에게 일부를 점용료로 지급하고 나머지를 챙기는 ATM은 현재 미국 전역에 약 40만대가 깔려있다.
출소후 만나 결혼한 아내 지니의 고향인 하와이를 몇차례 방문하면서 감옥과 같은 캘리포니아를 떠나기로 결심한 그는 2003년 하와이로 이주했고 지난해 지니와 이혼하면서 ATM 기계도 나눴지만 이제는 운영대수를 다시 20대까지 늘려 월 수입이 3만달러를 웃돈다.
더구나 요즈음은 인터넷의 도움 덕택에 직원을 두지 않고도 각 기계의 운영 상황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어 지출은 거의 없이 수입만 있을 정도.
교도소에서 가르쳐준 것은 거의 없었지만 `신세를 지면 꼭 갚으라’고 배웠던 것이 주위 사람들과 친분을 유지하게 했고 그 결과 실패하지 않은채 성공할 수 있었다고 회상하는 맥킨니는 마침내 안주해야 할 곳을 찾았다면서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얼굴을 스치는 바람을 만끽하면서 내가 자유라는 것을 느낀다. 해가 뜨고 지는 장면을 즐긴다. 집안의 창문들을 활짝 열고 미풍을 맞는 나는 얼마나 행복한가라고 말했다.
is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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