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30일 LA와 샌프란시스코에서 동시에 실시된 연방 수사기관의 대대적인 한인 매춘·밀입국 조직 소탕작전은 한인사회에 큰 파장을 불러왔다.
이번 단속의 주 타겟이었던 유흥업소 및 마사지팔러 업계는 벌집 쑤셔놓은 듯 어수선한 분위기다. 방문비자로 들어왔거나 국경을 통해 밀입국한 여성들을 상당수 고용하고 있는 업소들은 단속이후 장사를 못하게 됐다며 잔뜩 울상을 짓고 있다. LA 한인타운내 한 룸살롱 업주는 “수사요원들이 타운 업소들을 휩쓸고 지나간 후 아가씨들이 잡혀갈까 두려워 연락도 끊고 출근도 하지 않고 있어 영업을 할 수 없다”며 “올 것이 오고야 말았다”고 허탈해했다.
관련업계도 휘청거리고 있지만 더욱 심각한 문제는 매춘·밀입국 단속을 계기로 그동안 알면서도 쉬쉬해온 한인사회의 어둡고 그늘진 구석이 주류사회를 비롯한 타민족 사회에 적나라하게 노출됐다는 점이다. ‘코리안’의 이미지가 크게 손상됐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어떤 한인은 “한국에 대한 미 정부의 비자 면제국 지정은 영원히 물건너 갔다”고 개탄하는가 하면 또다른 한인은 “한인들이 이 땅에서 100년간 피땀흘려 쌓은 공든 탑이 한순간에 무너졌다. 국가적, 민족적 망신”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이번 단속작전의 규모는 입이 절로 벌어질 정도로 엄청났다. 무려 1,000명이 넘는 수사관들이 LA 28곳, SF 50곳 등 총 78개 장소를 불시에 덮쳐 190여명의 한인들을 무더기로 체포했다.
요원들이 들이닥친 업소중 하나인 할리웃의 한 마사지팔러에서 벌어진 용의자 검거작전은 영문도 모른채 지켜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공포심을 자아내게 했다. 중무장한 수사관 20여명이 전광석화처럼 일렬로 들이닥쳐 업소를 폐쇄한후 일반인들의 접근을 철저히 차단했고 수시간 뒤 수갑이 채워진 한인여성 2명이 요원들에 의해 끌려나와 경찰차에 태워졌다.
단속작전을 통해 검거된 한인중 상당수는 범죄행위인 매춘, 밀입국과 관련된 인물들로 이들에 대한 재판절차는 현재 샌타애나 연방법원에서 진행중이다.
이번 단속과 관련, LA지역 일부 한인단체들이 최근 긴급모임을 갖고 단속도중 일부 수사요원들이 피조사자들의 인권을 침해했다며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범죄자를 잡는답시고 무고한 사람에게 피해를 끼친 것이 사실이라면 지탄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커뮤니티 전체를 욕먹게 하는 범죄행위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인권침해’에만 초점을 맞춰 정부를 성토하는 행위는 잘못됐다고 본다. 추락한 한인사회 위상 회복을 위해서는 인권침해도 따져야 하겠지만 커뮤니티 차원에서 매춘·밀입국 근절에 먼저 나서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구성훈
사회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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