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행탑승‘등록여행자’제도 관심
빌 코너스는 지난 3월 어느 날 공항에 가서 자신이 특별한 여행자인 것처럼 환상을 느꼈다. 로널드 레이건 워싱턴 내셔널공항에 도착했다. 줄이 너무 길었다. 그러나 그는 안전검색을 위해 줄 서 있는 50여명의 여행자들을 그냥 지나쳤다. 줄을 설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연 회비 80~100달러, 현재 1만 명 등록
검색기계 앞에서 지문·눈 홍채로 ‘통과’
LA등 5개 공항서 실시, 여름엔 올랜도도 동참
항공업계 제도확대 지지, 정부는 아직 미온적 태도
코너스는 일반 여행자들과 달리 특별한 곳에서 줄을 서게 돼 있었다. 이 곳엔 그냥 덩그러니 기계만 하나 놓여있을 뿐이다. 작은 구멍가게 샐러드 접시 크기 만한 유리표면에 얼굴을 들이밀었다. 기계는 코너스의 왼쪽 눈을 검색하더니 즉각적으로 코너스의 신원을 확인해 주었다. 그는 이제 보안 검색과 금속탐지기를 통과했다.
코너스의 신나는 움직임을 본 주변 여행자들이 물었다고 했다. “3-4명이 내게 물었다. 나는 내가 등록된 여행자라고 답했다. 그들은 어떻게 여행자로 등록할 수 있느냐고 이구동성으로 질문했다.” 연방정부가 이 제도를 추진한 것은 1년 전. 그러나 아무나 등록 여행자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USA투데이는 등록여행자(Registered Traveler)가 되려면 특별한 고객으로 인정돼야 한다며 등록여행자 제도를 소개했다.
현재 약 1만 명 정도가 등록여행자로 돼 있다. 그리고 이 제도에는 모든 항공사가 참여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그리고 이 제도는 전국 5개 공항에서만 시범 운영되고 있다. LA공항(유나이티드 항공), 미네아폴리스-세인트 폴 공항(노스웨스트), 휴스턴 부시 공항(아메리칸), 로널드 레이건 내셔널 공항(아메리칸) 등이다. 그리고 올 여름 올랜도에서 모든 항공사들이 등록여행자 제도를 실시할 예정이다.
비즈니스 컨소시엄 두 곳이 등록여행자 제도를 전국 공항으로 확대 실시할 것을 계획하고 있다. 정부의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수년 내 약 400만 명을 등록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간 회비 80-100달러를 내고 개인 신상정보를 정부에 맡기면 여행을 편리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눈의 홍채 자료와 지문 등도 포함된다. 여행이 잦은 사람들에겐 더 없이 반가운 소식이다. 업계로서도 이러한 제도가 9.11 테러 이후 위축된 항공업계의 재도약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등록여행자 제도를 확대하는 게 순탄하지만은 않다. 등록여행자 제도를 승인해야 하는 교통안보청이 아직은 이 아이디어에 대해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지 않고 있다. 이 제도가 안보에 도움이 될지, 정부가 소위 가진 자(등록여행자)와 그렇지 못한 자를 구분하는 시스템 확대에 발벗고 나서야 하는지에 대한 입장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등록여행자 제도가 성공하려면 많은 공항에서 이를 채택해야 한다. 규모로 보아 전국 상위 20개 공항에서 이 제도를 운용해야 여행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는 게 업계의 계산이다. 그리고 등록여행자들에게 단순히 탑승절차를 단축시켜준다는 것만으로는 불충분하다. 실제 여러 공항에서 일반 탑승절차도 상당부분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네아폴리스-세인트 폴 국제공항의 경우, 지난해 7월부터 이 제도를 운용하고 있지만 일반 탑승절차보다 그다지 시간이 절약되지 않고 있다. 그러므로 별도의 혜택을 부여해야 여행자들이 이 제도를 활용할 것이란 얘기다.
업계는 9.11 테러 이후 믿을만한 여행자들의 편의를 베풀어야 한다고 정부당국에 요구해왔다. 정부당국은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다 지난 여름 전국 5개 공항에서 등록여행자 제도를 시험 실시했다. 이 제도 확대에 대한 요구를 감안해 올 여름 올랜도에서 등록여행자 제도를 운용하기로 한 것이다.
등록여행자이며 전국비즈니스여행협회장인 빌 코너스는 이 제도를 정부당국보다 사기업이 맡아 운용하는 게 훨씬 효율적이고 경제적이라고 했다. 올랜도 공항의 등록여행자 제도를 운영하겠다고 나선 두 업체는 정부가 3만 명의 상한선을 풀어주면 10만 명을 등록시킬 수 있다고 장담하고 있다.
두 업체는 등록여행자들이 보다 가까운 곳에 주차할 수 있게 하고 잠시나마 기다리는 동안에도 개인대기실을 제공하겠다고 했다. 또 항공사들을 대상으로 이 제도를 받아들이도록 로비를 하고 있다.
다른 공항들도 등록여행자 제도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제도의 확대 여부에 따라 항공 여행의 풍속도가 완전히 새롭게 그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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