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정든 시청 떠나는 한인 유 돈 LA부시장, 아쉬움 토로
주민의회·미니시청 설립 주역, 311 번호도 기획
한인최초 부시장 자부심 “한인 커뮤니티에 감사”
“제임스 한 시장과 함께 LA시 부시장으로 일한 것이 나에겐 최고의 영광이었습니다. 문턱 낮은 시정부를 만든 것이 가장 뿌듯한 기억으로 남습니다”
30일이면 4년간 정들었던 시청을 떠나는 유 돈(사진) 부시장을 3일 시청에서 만났다. ‘최초의 한인 부시장’이란 타이틀로 한인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기도 했던 유 부시장은 시정부가 관료주의의 벽을 허물고 시민에 다가가는 행정의 틀을 잡았다는데 큰 자부심을 보였다.
한 시장과는 샌피드로에서 같은 동네에 산 인연으로 부시장에 임명됐던 유부시장은 시 검사실 근무 경험을 살려 시장의 또 다른 브레인으로 시정을 계획하고 실천하는 주축이었다.
그가 특히 중점을 둔 것은 88개가 넘게 결성된 주민의회와 7개소에 설치된 미니시청 등 시민들과 호흡하는 시청을 만들었다는 사실이다. 911처럼 시에 연결되는 ‘311’번호 기획자도 그였다.
유 부시장은 누구보다도 시정 전반에 관여하며 한 시장의 ‘고객 중심적 자세’로 시행정을 바꾸는데 앞장섰다.
“내가 한인이었기 때문이 아니라 커뮤니티 관계 책임자로서 고용됐다”고 말하는 그지만 한인이기 때문에 평생 잊을 수 없는 경험도 했다.
2002년 한국을 방문해 청와대에서 대통령을 접견하는데 청와대 의전수석이 한국식으로 “부시장이 시장 옆에 앉아야하지 않냐”며 한 시장 옆에 자리잡은 여동생 제니스 한 의원을 일으켜 세운 후 사진기자들 속에 섞여 서있던 유 부시장을 앉힌 것. 더구나 자리에 들어선 김대중 전대통령은 한 시장에게 “한인 부시장을 임명해 고맙게 생각한다”는 첫마디를 던졌다.
반면 시장 취임후 4개월만에 발생한 9.11테러는 가장 큰 시련이었다. 당시 한시장은 워싱턴 DC 방문중이어서 갑자기 터진 비상상황에 대처하는 일은 큰 고비이기도 했다.
“퇴임 후에는 4자녀의 아빠노릇도 제대로 해보고, 쉬면서 살도 좀 빼야겠다”고 말하는 유 부시장은 “시나 주정부 관련 일을 하거나 비즈니스와 관련한 컨설팅도 옵션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도와준 한인 커뮤니티에 감사를 표한다”면서 “이제 한인 커뮤니티도 한 단계 나아가 다른 커뮤니티에도 문을 활짝 열고 LA시의 한 구성원으로서 자부심도 가졌으면 한다”며 퇴임 인터뷰를 마쳤다.
<배형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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