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은 금방 찬물로 세수한 스물한 살 청순한 얼굴이다. 하얀 손가락에 끼여있는 비취 가락지다. 오월은 앵두와 어린 딸기의 달이요, 오월은 모란의 달이다. 그러나 오월은 무엇보다 신록의 달이다. 전나무의 바늘잎도 연한 살결같이 보드랍다’
피천득님의 ‘인연’이란 수필집에 나오는 5월을 노래한 부분이다. 이렇듯 5월은 우리에게 비취 혹은 에머럴드의 싱그런 초록을 연상시킨다. 다이아몬드를 보석의 왕이라고 한다면 에머럴드는 보석의 여왕으로 행복과 은혜를 상징한다.
5월의 탄생석인 에머럴드는 마치 새로 솟아 나오는 풀잎과 같이 아름답고 싱그러운 밝은 초록색이다. 흔히 신록이 우거진 나무를 지그시 말하듯 에머럴드의 선명한 녹색은 우리의 피로한 눈을 시원하게 식혀준다. 우리가 색깔을 표현할 때 ‘에머럴드 그린’이란 표현을 쓰는 것도 그 선명한 색채에 비유하여 생겨난 말이다.
로마시대 안토니우스 황제는 ‘정말 아름답고 마음껏 갖고 싶은 것은 에머럴드뿐’이라며 ‘에머럴드의 아름다움을 찬양할 줄 모르는 자는 아름다움을 모르는 어리석은 인간이다’라고 했다. 네로의 아내 포비아 왕비 또한 에머럴드에 대한 애착이 대단하여 주피터 신정에 봉납된 에머럴드를 결혼 예물로 받기 원하여 결국 손에 넣었을 정도였다고 한다. 에머럴드를 즐기던 역사상의 인물 중에 클레오파트라도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였단다.
에머럴드는 희소성 때문에 고가에 속하는 보석이다. 뜻풀이는 행운과 행복인데 이는 그만큼 행운과 행복은 갖기 힘들다는 의미가 아닌지는 모르겠다.
하여튼 ‘흠이 전혀 없는 에머럴드를 찾기란, 흠이 없는 사람을 찾는 것만큼이나 어렵다’는 우스깃소리가 있을 정도여서 오히려 흠이 전혀 없는 에머럴드는 인조석 취급을 받는 경우까지 있다. 특히 2캐럿 이상 되는 크기라면 흠 없는 에머럴드를 찾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여기서 말하는 흠이란 결정이 형성될 때 필연적으로 내포되는 것으로 천연석의 증거가 되어 에머럴드를 한층 아름답고 신비스럽게 보이게 하는 독특한 요소가 되기도 한다. 물론 이때의 흠은 어느 정도여야지 아름다움을 크게 손상시켜서는 안 된다.
에머럴드는 콜롬비아 산을 최고로 치며 돌 속에 결이 있는 관계로 깨지기 쉬우므로 다룰 때나 세팅할 때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메이 김
<젠 보석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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