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 체증 없고 시간·개스값 절약 ‘재택근무’ 각광
교통체증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개솔린 값이 폭등하면서 프리랜서의 전유물이던 재택근무가 일반 오피스업계에서도 새로운 근무형태로 자리잡고 있다.
업무성격상 ‘나인 투 식스’(9 to 6) 근무시간을 고수하는 직장인보다는 탄력성 있는 업종과 직책이 주류지만, 고정된 틀에서 벗어나 재택근무를 시도해본 한인들의 예찬은 뜨겁다.
다운타운의 상업용 부동산업체 ‘매직 프라퍼티스’의 브라이언트 정 사장은 올 초부터 2주 중 하루를 재택근무의 날로 정하고, 최근엔 매주 하루로 확대 중이다. ‘워커홀릭’으로 아침 6시 반부터 하루 12시간씩 일하는 그가 2년간 꿈꿔온 재택근무를 실천하게 된 결정적 이유는 바로 교통체증.
풀러튼 집을 새벽부터 나와도 5시45분이면 5번 프리웨이가 밀려 LA다운타운까지 족히 1시간은 걸리기 때문이다. 퇴근시간을 피해 일부러 늦게 귀가하면서 느껴야 했던 가족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도 이젠 다소 덜 수 있게 됐다. 또 다른 덤은 개솔린 절약. 요즘 같은 고유가 시대엔 왕복 60마일씩 하루 11달러를 절약한다는 설명이다.
정 사장은 “아침저녁 출퇴근에 쏟는 2시간을 업무에 쓸 수 있어 생산성이 오히려 높고 피로에 따른 스트레스도 적다”며 “평소 일에 파묻혀 가족들 원성이 자자한데 이날만은 모처럼 점수 따는 기회”라고 말했다.
LA동부에서 한인타운으로 출퇴근하는 변호사 K모씨도 올초부터 주 5일 중 하루를 재택근무로 바꿨다. 매일 2시간 이상 에너지를 프리웨이에 소진하던 그는 재택근무뿐 아니라 차 대신 기차통근으로 바꾼 뒤 생활이 훨씬 짜임새 있어졌다고 평가한다.
재택근무는 아니지만 시간을 탄력있게 운용하는 케이스도 있다. ‘한미보험’의 제니 한 부사장은 동부와 연락할 일이 많은 업무 성격상 오전 6시 출근, 오후 3∼4시 퇴근 시스템으로 효율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재택근무를 쉬엄쉬엄 일하는 것으로 생각하면 오산. “재택근무의 성패는 프로정신에 달렸다”고 이들은 지적한다. 사무실처럼 집중해서 일할 수 있는 공간을 따로 만들어 복사·팩스기기 등 업무에 필요한 시설을 갖추는 건 기본이고, 일과 휴식을 확실하게 구분해야 한다.
브라이언트 정 사장은 “가령 아침 7시부터 저녁 5시까지 시간을 딱 정해 다른 변수에 의해 방해받지 않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며 “생산성 극대화가 재택근무의 포인트”라고 말했다. ‘WK샤핑 닷컴’의 에드워드 윤 사장은 “일과 사생활을 명확히 끊어야 한다는 점에서 프로정신은 필수”라고 말했다.
<김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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