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주의회가 의구했던 바와 달리 워싱턴대학(UW)의 한국학 지원 예산으로 50만달러를 확정한 것은 한인사회도 로비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준 대 사건이었다.
한인사회가 직접 의회를 상대로 로비를 벌일 만큼 성장했다는 자부심과 함께 로비의 목적이 한인사회의 목전이익이 아닌 거시적이고 공리적인 것이라는 점에서 더욱 흐뭇하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이번 지원예산 확정 배경에는 의회 현장에서 뛴 신호범 주상원 의원과 개인사업을 팽개치고 한국학 살리기에 1년 이상 공을 들여오고 있는 이익환 캠페인 위원장의 땀이 서려있다.
신 의원은 UW 한국학 지원 예산안이 지난해에 이어 올 회기에서도 물 건너 간 것으로 여겨졌지만 특유의 뚝심으로 끝까지 밀어붙여 회기 막판에 하원의 승인을 받아냈다.
이 위원장은 올림피아를 안방 드나들 듯 왕래하며 예산위원회 의원들을 만나 한국학 존립의 중요성을 입이 닳도록 설득했다. 물론 그의 의회 로비에는 동료 캠페인 위원이기도 한 신 의원의 도움이 컸다.
그러나, 이들 못지 않게 중요한 공로자들이 있음을 많은 한인들이 간과하고 있다. 로비활동의 텃밭을 가꾸고 분위기를 일군 우리의 1.5∼2세들이 바로 그 공로자들이다.
1.5세 단체인 한인유권자 연합회(KAVA)는 작년 11월 본선 직전 주지사 후보를 초청, UW 한국학 지원을 다짐받았다. 그때 참석했던 크리스틴 그레고어 후보는 주지사에 당선되자 약속대로 한국학 지원예산을 배정했고 주의회에 이의 승인을 촉구했다.
KAVA의 전현직 회장인 이승영씨와 세리 송씨는 한인 2세 단체인 한인 전문인협회(KAPS) 임원들과 함께 수 백통의 영문 청원서를 작성해 관련 의원들에게 보냈다.
이번 대의회 로비의 성공은 1세들이 앞에서 끌고 1.5~2세들이 뒤에서 미는 멋진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다. 앞으로는 2세들이 앞장서고 1세들이 뒤에서 미는 경우가 더 많을 것이다.
한 세기 이상의 이민역사를 자랑하는 한인사회가 더 성숙하려면 주류사회에서 뛰는 2세들이 더 많이 한인사회에 환원해야 하고, 이들이 더 많은 수레를 끌도록 1세들이 자리를 마련해줘야 하겠다.
/김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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