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필 병원, 에이즈 진료시설 공사 착수
필라에 있는 초등학교에서 학생 14명이 의사 놀이를 하다가 후천성 면역 결핍증(AIDS)에 걸린 어머니의 당뇨 측정 주사 바늘을 팔뚝에 놓는 바람에 학생 중 한 명이 에이즈 바이러스인 HIV 양성 반응을 보여 필라 시 교육청이 자체 조사에 나섰다. 이 같이 에이즈에 무방비로 노출된 가운데 연방 정부의 자금 지원에 따라 에이즈 프로그램 개발 기관으로 선정된 서재필 병원은 다음 주부터 에이즈 검사 및 진료 시설 공사에 착수할 예정이어서 에이즈 예방 작업이 활기를 띨 전망이다.
폴 발라스 필라 교육청 최고 경영자(CEO)에 따르면 지난 4월 27일 오전 8시 15분 께 노스 필라 헌팅 파크 지역에 있는 테일러 초등학교에서 3학년 여학생(8)이 자신의 어머니가 사용하는 당뇨 측정 바늘을 학생 14명의 팔뚝에 꽂았다.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된 학교 측은 학생들을 세
인트 크리스토퍼 병원으로 보내 진찰토록 했으며 병원 관계자가 이튿날인 28일 오전 학생 한 명의 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자녀가 HIV에 감염됐을지 모른다”고 통보했다. 주사를 맞은 학
생 중의 한 명인 조지 휘태커(10)군은 “(주사기를 갖고 있던)여자 학생이 나의 팔뚝에 두 번
바늘로 찔렀다”고 말했다. 연방 법에는 에이즈 감염자의 신상 정보를 공개하지 못하도록 돼
있으나 해당 학생의 부모들이 일제히 분개해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학교 당국은 14명의 학생들에게 에이즈 관련 약품 한 달 치를 무료로 지급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은 다양하다. 한 전문가는 “에이즈 감염자가 사용하던 주사 바늘에 접촉했을 경우 감염될 확률은 2,000분의 1”이라고 말했다. 또 펜 대학의 닐 피셔만 박사는 “HIV 양성 반응을 보인 학생은 적어도 몇 주 전에 감염됐을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와 이 학생이 지난 27일 찔린 주사기에 의해 감염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소식을 전해들은 정홍택 서재필 기념 재단 회장은 “서재필 병원은 다음 주부터 에이즈 관련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시설을 만드는 공사에 착수할 예정”이라면서 “오는 7-8월께부터 관련 스태프들의 에이즈 교육에 들어간 뒤 내년부터 실제적인 검사를 실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주변에 알게 모르게 에이즈에 감염돼 고생하는 분들이 적지 않은데 이들을 조기에 발견, 치료하는데 서재필 병원이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재필 기념 재단은 올해 연방 정부 기관으로부터 에이즈 프로그램 개발 펀드 14만 2,000달러를 받았다.
<홍진수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