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하면 거부… 그나마 ‘질질’… 입국때 ‘트집’… 연장은 한국서…
효성아메리카의 김 모 매니저. 김 매니저는 최근 주재원 비자 연장을 위해 온 가족과 함께 한국에 다녀왔다. 과거 같으면 이곳에서 서류만 갖추면 비자 연장이 가능했으나 요즘에는 한국에 나가 대사관에서 다시 인터뷰를 해야 한다.
거기다 본인만 갔다 오면 되는 것이 아니라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까지 다 같이 나갔다 와야 한다. 김 매니저는 이번에 비자 연장하는 데만 꼬박 한달이 걸렸다.
요즘 주재원 비자 받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주재원 비자 받기 어려운 거야 어제오늘 얘기는 아니지만 최근에는 정도가 더 심해졌다. 늦게 나오는 것은 차지하고라도 거절당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9·11 테러 이후 ‘안전’(security) 논리 앞에 경제논리가 뒷전으로 밀리고 있는 것이다.
삼성이나 LG같은 이름이 알려진 대기업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이유는 이들 기업의 한국인 주식보유 비율이 50%가 넘지 않으니 한국 기업이라고 할 수 없다는 것. 그러니 굳이 한국에서 직원을 파견할 필요가 없다는 논리다.
그나마 지사장 같은 임원급이야 비자가 그나마 수월하지만 일반 직원의 경우 거절당하는 비율이 훨씬 높아진다. 이름이 생소한 중소기업이 새로 지사를 오픈하는 경우는 더더욱 어렵다.
한국에서 어렵게 비자를 받았다 하더라도 미국에 들어오기는 쉽지 않다. 공항 이민국에서 “어떻게 비자를 받았느냐”, “하는 일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되는지” 등 비자 발급 전에 물어볼 내용을 다시 꼬치꼬치 캐묻는 경우가 다반사다.
비자를 받고 들어왔더라도 연장하기는 더 어렵다. 9·11테러 이전에는 이곳에서 서류만 갖춰 신청하면 쉽게 연장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굳이 한국에 가서 인터뷰를 하고 와야 한다.
더 불편한 건 가족들도 모두 같이 가야 한다는 것. 학교에 다니는 자녀들도 무조건 부모를 따라가야 한다. 인터뷰 날짜를 정확히 알면 그나마도 낫겠지만 인터뷰 신청을 한 뒤 무작정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빨라야 한 달은 걸린다.
출장으로 미국을 방문하는 경우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비즈니스를 목적으로 미국을 방문한 경우 임시 방문 비자를 발급하지만 1년에 3∼4번 이상 방문할 경우 “왜 이렇게 자주 오냐”며 “주재원 비자를 받고 오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남가주지상사협회 정병혁 회장은 “9·11테러 이후 주재원 비자 받기가 너무 까다로워져 정상적인 비즈니스활동마저 제대로 못할 지경”이라며 “재계 차원에서 여러 번 건의를 했지만 전혀 개선되고 있지 않아 답답하다”고 말했다.
<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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