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첫주 1위불구 2주만에 6위로 내려가… 내년 일본 개봉
해외 대작들이 극장가를 주름잡고 있는 가운데 영화 <역도산>이 한국영화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영화 <역도산>은 지난 15일 개봉해 첫날 전국 10만명 이상 동원하며 순조롭게 출발하더니 개봉 첫주에는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 기염을 토했다. 예매에서는 여성관객들의, 매표소 앞에서는 중년남성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연말 송년모임을 <역도산>과 함께하는 경우도 늘었다.
영화 <파이란>을 통해 남성적 감수성을 보여주는 데 탁월함을 선보였던 송해성 감독의 연출력, 제작사와 배급사의 탁월한 마케팅 덕분이지만 무엇보다 영화 <역도산>을 정상의 자리에 올린 힘은 역도산 역을 맡은 배우 설경구의 물오른 연기다.
설경구는 한국에는 생소한 일본 레슬링 영웅 역도산의 일대기에 관객을 몰입시킨다. 일본남성과 똑같은 수준의 일어대사를 구사하는 것은 물론 거구의 역도산을 연기하기 위해 28kg을 불린 것은 카리스마 연기의 부수물일 따름이다.
설경구의 숨이 턱턱 막히는 레슬링 연기도 수준급이지만 자신의 삶을 개척하기 위해 세상과 승부를 한 역도산의 감정표현은 `그 이상을 연기할 배우가 있을까`라는 의문을 던진다.
하지만 영화 <역도산>은 갈수록 힘이 떨어지고 있어 한국영화팬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해외 블록버스터와 애니메이션이 대거 개봉하며 영화 <역도산>에 딴지를 걸고 있다. 개봉 2주 만에 박스오피스 1위에서 6위로 내려간 것이 이를 방증한다.
원인은 국내 영화팬들은 영화가 아닌 배우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기술상 특별히 흠 잡을 데가 없는 영화지만 관객의 공감을 사기에는 힘겨워 보인다. `웰메이드영화(잘만든영화)`는 성공한다며 제작사는 110억원을 쏟아부었지만 영화의 완성도와 관객들이 느끼는 생소한 정서는 별개 문제다.
영화 <역도산>은 내년 일본 개봉을 앞두고 있다. 한국보다 역도산에 대한 정서가 더욱 짙은 일본에서는 좀더 높은 호응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2005년 영화 <역도산>이 일본에 한국영화 바람을 몰고 올 지 기대된다.
【서울=뉴시스】 허진우기자 zzzmaste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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