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범종 기자
지난 10월 18일 상항지역한인회 이사회에서 정해천씨를 선거관리위원장으로 선출할 때만 해도 한인회장 선거관행에 일대 변혁이 일어날 것으로 박수를 받았다.
이사회에 보고된 제안서에서 정해천 위원장을 선거관리위원회의 가장 큰 책무인 공정선거를 실시함에 있어 기존의 각 이해단체로부터 직접적인 이해관계에 있지 않는 인물로서 올바른 선거의식과 소중한 참정권 행사교육의 장을 만들어가자는 이번 선거의 패러다임과도 일치되는 인물이라고 치켜세웠다.
이처럼 좋은 인물로 구성됐다고 인정한 선관위를 제24대 샌프란시스코 한인회장 선거에 출마한 김홍익·이석찬 후보진영에서 흔들고 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후보들은 괜찮은데 함량미달의 일부 선거참모들이 딴지를 건다는 것이 선관위와 관전자들의 평이다.
우선 선관위 구성과 함께 발표된 2회의 후보 공개토론회에 대해 한번만 하면 좋겠다는 불평이 선관위로 접수됐다. 그같은 근거로 두 후보가 합의하면 줄일 수 있는 것이 아닌가?는 것이다.
이는 참으로 놀라운 논리의 비약이 아닐 수 없다. 선거를 축구경기로 비유하자면, 똑같은 경기장(선거운동)에서 하나의 골문(회장 자리)을 향해 같은 심판(선관위원) 아래 전·후반 경기를 벌이자는 것이다. 그런데 선수들의 체력(사실은 실력)이 딸리니 전반전만 뛰자는 말과 뭐가 다른가?
또 새로 위촉된 선심(3명의 선관위원)이 언론인이어서 거북하니 바꿔달라고 한다. 이는 경기를 시작도 하기 전에 심판이 상대편에 유리한 판정을 내릴 것 같다고 예단해 시비를 거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선관위가 고심 끝에 위촉한 위원이라면 일단 믿어보는 것이 올바른 자세일 것이다.
현직 기자가 주축을 이룬 패널리스트들을 바꿔달라는 요구는 관중석의 웃음거리밖에 되지 않는다. 여러 가지 이유를 달지만 가장 솔직한 이유는 기자들이 너무 어려운 질문을 할까 두렵다는 것이 그들의 속마음이다.
투표장소를 식당이 아닌 장소로 하면 투표 후 또다시 식당으로 유권자들을 실어날라야 하니 이중부담이 된다는 그들의 불평은 이들의 양식을 의심케한다.
한마디로 토론회는 대충 넘어가서 밥이나 사고 향응으로 동원된 유권자로 당선되겠다는 생각과 뭐가 다른지 묻고 싶다. 토론회가 무서우면 공부하면 된다. 한인사회의 지도자로서 자질과 정책대안을 검증하겠다고 합의한 각종 선거규정을 마음대로 바꾸어 당선되고 싶다면 지금이라도 출마를 포기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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