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백두산 등정하는 날이다. 아침 일찍 식사를 하고 평양 순안 비행장으로 향했다. 공항 가는 길에 탄 전동차(기차)에는 속도전 청년호라고 쓰여 있었다. 30분 후 도착한 순안 비행장에는 비행기 4대가 대기하고 있었다.
선명한 백두산 천지 ‘장관’
비행기에 나눠 탄 일행은 삼지연 비행역이라는 곳에 도착한 뒤, 버스에 올라타 비포장 도로로 약 1시간30분을 달려 백두산 입구에 도착했다.
2,750m의 백두산은 1년 중 60일 정도만 천지를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9월부터는 기후가 나빠 아예 등정을 안 하는 것이 관례였다. 우리는 특별 혜택을 받아 정상에 오를 수 있었다. 날씨는 무척 추웠지만 운이 아주 좋아 너무나 선명하게 천지를 볼 수 있었다. 안내원조차 다섯번 천지에 왔는데 처음으로 천지를 봤다고 말했다. 천지는 그림에서 봤던 상상 속의 모습보다 더욱 신비하고 아름다웠다.
천지의 장관에 비해 천지를 둘러싼 백두산 꼭대기는 나무 하나 없는 민둥산이었다. 호랑이가 나오고 산림이 우거졌으리라는 상상과는 아주 딴판이었다. 또 정상 몇백 미터를 제외하고는 계속 차로 올라간 것도 기대와는 달랐다.
섭씨 영하 7도의 추위에도 다행히 바람이 없고 청명해 일행은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아무튼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일 백두산 천지 등정을 마친 뒤 삼지연 비행역으로 돌아오는 길에 김일성 수령이 항일전투를 벌였다는 깊은 백두산 골짜기를 방문했고, 김정일 위원장의 생가도 방문했다.
항일전 터는 일본군이 쫓아오지도 못하고, 한번 들어오면 다시 돌아나가기도 어려울 정도로 깊은 산 속이었고, 자연경관이 너무 수려했다. 또 근처 정일봉이라는 곳에는 100피트짜리 바위 3개를 산꼭대기에 올린 뒤, 각 바위에 정일봉이라는 글자를 한 자씩 새겨놨다.
하루종일 우리를 기다린 비행기는 에어컨이 고장났는지 실내가 너무 더워 백두산 정상의 추위보다 참기 어려울 정도였다. 호텔에 돌아온 뒤 저녁에는 각 그룹별로 노래를 부르고 평양소주를 마시며 하루의 피로를 달랬다.
북한 방문 마지막 날인 내일은 묘향산을 방문하고, 환송회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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