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전에서 최경주와 맞붙은 안헬 카브레라가 3번홀에서 티샷을 한 볼을 지켜보고 있다.
유럽 PGA투어 HSPC 월드매치플레이
안헬 카프레라와 대접전… 3홀 남기고 1타 뒤져
끈질긴 추격전끝
일몰로 경기 중단
랭킹2위 어니엘스
1회전 통과 눈앞
14일 시작된 유럽 PGA투어 HSPC 월드매치플레이(총상금 440만달러) 첫날 경기에서 최경주가 아르헨티나의 안헬 카브레라와 접전을 펼쳤으나 폭우로 인해 경기시작이 2시간 이상 지연되는 바람에 36홀 매치를 3홀 남겨두고 일몰로 경기가 중단됐다. 최경주는 첫 33홀까지 카브레라에 1홀차로 뒤져 15일 남은 3홀에서 승부를 뒤집어야 하는 다소 어려운 지경에 몰려있다.
잉글랜드 런던 근교 버지니아워터의 웬트워스 골프코스(파72·7,072야드)에서 벌어진 대회 1회전 경기에서 최경주는 비가 내리는 생소한 코스에서 3번이나 3홀차까지 리드당하는 등 일몰로 경기가 중단된 33홀까지 단 한 번도 리드를 잡지 못하고 고전했으나 위기 때마다 이를 만회하는 저력으로 차이를 좁혀 역전의 희망을 남겼다. 1번홀에서 보기를 범해 시작부터 리드를 뺏긴 최경주는 2번홀(파3)에서 버디를 잡아 곧바로 이를 만회했으나 파5 3번홀에서 버디를 잡고도 이글을 낚은 카브레라에 홀을 내줘 다시 리드를 허용했고 이후 7, 9, 13번홀에서 보기를 범해 8번홀을 버디로 따내고도 3홀 차로 리드가 벌어져 심각한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위기에서 힘을 내곤 하는 최경주는 이날도 15번홀에 이어 18번홀을 이겨 격차를 1홀 차로 좁히며 반환점을 돌았다. 잠시 휴식 후 재개된 후반 18홀에서 최경주는 첫 홀을 보기로, 두 번째 홀을 상대 버디로 빼앗겨 다시 3홀차로 처진 뒤 다음 2홀을 따내 1홀까지 따라갔다가 그 다음 2홀을 내줘 다시 3홀차로 뒤지는 등 따라갔다가 미끄러지기를 반복했다. 24번째 홀에서 이날 3번째로 3홀차 리드를 허용하며 패색이 짙어지는 듯하던 최경주는 또 다시 추격전에 나서 끝내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다 쫓아갔다고 생각했던 32번째(14번홀·파3)에서 스리퍼팅이 튀어나와 보기를 범하는 바람에 다시 1홀차 열세로 주저앉았고 결국은 3홀을 남기고 경기가 중단돼 마지막 컴백을 다음날로 미뤄야 했다. 최경주는 경기 후 “카브레라와 처음 쳐봤는데 충분히 꺾을 수 있는 상대”라며 “일단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간 뒤 승부를 내겠다”고 역전의 자신감을 보였다.
한편 이 대회 3연패이자 통산 6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탑시드 겸 세계랭킹 2위 어니 엘스는 세계랭킹 155위의 무명 스캇 드러먼드에 예상외로 고전하다 후반 뒤집기에 성공, 2홀을 남기고 2홀 차로 앞서 1회전 통과를 눈앞에 뒀다. 그러나 세계랭킹 1위인 2번시드 비제이 싱은 노장 버나드 랑거에 26번홀까지 2홀차로 뒤지는 부진한 출발을 보였다. 반면 3번시드인 US오픈 챔피언 라티프 구슨은 제프 매거트를 12 & 11(11홀 남기고 12홀 차)이라는 압도적인 차로 대승을 거둬 이날 유일하게 승부를 끝냈다. 12홀차 승리는 지난 98년 마크 오메라가 싱을 상대로 거둔 최다홀차 승리 기록(11홀차)을 경신한 신기록.
<김동우 기자>dan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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