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시리즈-중장년 구직난,대책없나 ?
나이가 많거나 특별한 기술이 없다는 이유로 구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장년층 한인들이 늘고 있다. 자영업을 시작하려 해도 밑천이 없어 엄두도 내지 못한다. 불혹의 나이를 넘어선 이들 한인들의 현황을 분석 진단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구직난 시리즈를 3회에 걸쳐 게재한다.
구인광고마다 전화 걸지만
업체들 기피, 인터뷰도 못해
이민 2년차 인 김모(50)씨는 일간지 구직 광고란을 거의 외울 정도다. 잘나가는 한국 기업 중견간부로 있다가 신세대 바람에 밀려 퇴직하고 미국에 왔지만 직장 구하기가 만만치 않아 아직도 실직자 신세다. 구직 광고를 보고 전화를 걸어도 나이부터 묻고는 슬그머니 따돌려 버린다.
타운의 알만한 업체에 다니던 유모(43)씨도 수개월전 상사와 말다툼 끝에 사표를 던지고 나온 후 아직도 직장을 구하지 못해 부인의 ‘눈치밥’만 먹고 있다. 특별한 기술이 없는데다가 나이까지 찼다는 이유로 인터뷰에서 번번이 떨어져 한숨만 짓고 있다.
구직전선에 나서는 중장년층 한인들이 한인사회를 떠돌고 있다. 나이가 많은데다가 특별한 기술도 없고 막노동하자니 만만치 않아 직장을 구하지 못하는 40대들이 속출하고 있다. 자영업을 하고 싶어도 창업 자금이 없어 선뜻 나서지도 못한다.
한인 지상사의 현지채용 직원인 정모(41)씨는 정신적 실직자다. 장사나 할까하고 생각하지만 밑천도 없고 ‘만만한’ 업종을 찾기가 쉽지 않다. 대우 좋고 마음 편하게 일할 수 있는 안정적인 직장은 정씨를 여러 가지 이유로 거부했다. 2004년도 석 달밖에 남지 않자 다른 일자리를 찾는 정씨의 마음은 더 심난하기만 하다.
인문학 박사학위 소지자인 민모(45)씨는 교단에 설 수 없어 기술직 직업 찾기에 나선 고학력 실직자의 사례. 이력서에 학력을 게재하면 아예 전화조차 오지 않아 요즘은 박사학위 소지 사실을 숨긴다고 한다.
구직전선에 나선 중년층이 끊이지 않으면서 기술학교들이 붐비고 있다. 수년전 목공 기술을 무료로 가르쳤던 ‘노아 목수학교’에 중년의 한인들이 대거 몰리기도 했었다. 손재주가 없는 한인들에게 다양한 목수장비 사용법을 가르쳐 자영업자 목공 기술자로 교육시키는 것을 목표했던 이 학원의 소개 기사가 보도된 다음날 걸려온 문의전화 600여통이 넘어 업무가 마비되었다고 한다.
치과기공사 기술을 가르치는 학교들도 예외는 아니다.
뉴튼치과기공대학 측에 따르면 등록 연령이 28세 이하의 1·5∼2세까지 낮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등록 한인 절반의 대부분은 40대 초반. 특히 중년층 한인 재학생 중 일부는 새 직업으로 연결되는 기술 취득을 위해 하와이, 네바다, 유타 등 타지에서 ‘상경’한 늦깎이 유학생들이다.
중년층 구직 현상에 대해 뉴튼치과기공대학의 오스틴 박(49) 학장은 “나이들이 새 직업을 찾기가 쉽지 않다”며 “현 직종에서 한계점에 부닥친 한인들이 전업할 때 환경 전환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 투자가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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