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순 <버크, VA>
희랍신화에 나오는 나르시시스와 같이 우리 모두는 편집광적인 자기 사랑을 하며 지낸다. 아니, 자기 사랑이 너무 강하여 자기 도취에 빠져 지낸다. 나도 현재를 사는 입장이라 이렇듯이 내 뜻을 나타내면 괜스레 멋쩍어진다.
요즘은 독자적인 멋을 찾기보다는 너무 쉽사리 유행을 좇아 특이한 멋을 찾기가 어렵다. 그래도 미국에서는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아서 쳐다보기조차 피곤한 행색을 한 사람도 있다. 온갖 문화 제품이 즐비한 요즘, 난 텔레비전조차 없다. 아마 난 나르시시즘에 빠진 것은 확실히 아닌데 자기 도취에 젖었는가 보다.
내 스스로 바깥 세상에서 즐기고 있을 것을 나름대로 생각해서 꾸미는 즐거움으로 하루를 채우고 있다. 그 중 2시간은 라디오의 오락 프로를 청취한다.
뉴욕 영사를 지낸 사람의 이야기가 있었다. 자신을 굉장한 존재로 착각을 한 탓에서인가 이민 와 미국 내에서 지내는 우리 동포들을 마구 비하하는 망언을 했단다. 그러니까 감히 이민자들을 비하해 마구 이죽거린 그 사람은 동족, 더 나아가서 조국을 사랑하기에도 부족한 사람임을 알아냈다. 자신조차도 사랑하지 못하는 그 사람이 어떻게 동족을 감싸안으며 조국을 사랑할 수 있겠느냐고 생각했다. 그 사람은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이 부족해서 자기 도취에 빠져 그같은 망언을 한 것이다.
가재는 게 편이라고 조국을 떠나 미국에서 지내는 만큼, 이민 온 사람들은 별 볼일 없는 존재인 양 비하시켜 말을 했다하니 화가 났다. 왜 우리를 별 볼일 없다고 생각하는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매일 휘날리는 성조기를 보며 몇 개의 별이 있는가를 세느라고, 별에 신경을 쓰며 지내는 우리인데 말이다.
나만이 나 자신을 사랑할 줄 모른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이민자 모두가 열심히 지낸다는 믿음으로 자기 사랑을 키울 필요를 느꼈다.
나는 이런 말을 무척이나 듣기 역겨워 한다. -한국 사람은 원래 그래- 뭐가 원래 그렇다는 건지 도대체 알 수가 없다. 그리고 제 삼자도 아닌 본인에 관한 이야기인데 말이다. 모두가 자기 사랑이 부족한 탓이라고 느껴진다. 자기 사랑으로 진정한 자아를 발견하고 자신을 훈계하며 자기를 용서하고 자신을 얻으며 고요한 내적 안정을 이뤄, 모래성과 같은 자아도취로 지내지 말고 철옹성인 나르시시즘으로 모두에게 유익을 주는 삶이 더욱 멋질 거란 생각을 한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