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쓰리, 몬스터’ 이병헌 코미디…공포…액션물…다양한 변신
요즘 이병헌은 너무 바쁘다. 올해만도 벌써 2편의 영화를 개봉한 뒤 또 다시 새로운 작품을 촬영 중이다. 한 남자와 세자매의 사랑을 소재로 한 로맨틱 코미디 ‘누구나 비밀은 있다’와 박찬욱 감독의 호러영화 ‘쓰리 몬스터’를 거쳐 김지운 감독의 액션 느와르 ‘달콤한 인생’까지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 ‘쓰리, 몬스터’는 유쾌한 호러 영화
이병헌은 ‘쓰리, 몬스터’로 공포영화에 처음 도전했다. 얼핏 부담이 되기도 했을텐데 그는 의외로 20일 동안의 촬영이 상당히 즐거웠다고 한다. 웃음 때문에 NG가 나는 것을 무척 싫어하는 그가 ‘쓰리, 몬스터’ 촬영 때에는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정말 재미있게 촬영했어요. 엉덩이로 이름 쓰기 전의 상황을 눈여겨 보세요. 정말 웃겨요.”
그는 침입자 임원희에게 배짱을 부리며 욕설을 퍼붓는 장면을 예로 들었다. 이 장면에서 이병헌의 욕설은 모두 그의 애드리브다. 10번 정도 반복 촬영된 이 장면에서 그는 매번 다른 욕설로 촬영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 장면은 상당히 아이러니한 상황을 드러내기도 한다.
한 쪽에서는 아내(강혜정)가 묶여있고 그녀의 손가락이 잘려나가고 있는 와중에 남편이라는 사람은 아내를 살려보겠다고 화를 내다가 엉덩이로 이름을 쓰고 있으니 말이다. 이병헌은 인간적인 본성을 드러내는 상황을 마음껏 즐기라고 권유한다. 잔혹함 속에서 묻어나는 유쾌함이 바로 이병헌이 보는 ‘쓰리, 몬스터’의 매력이다.
# 흥행으로 회복한 자신감
늘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는 톱스타 이병헌에게도 좋은 날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는 아마 흥행작 ‘공동경비구역 JSA’가 없었더라면 좌절했을지도 모른다.
그도 그럴 것이 95년 ‘누가 나를 미치게 하는가’ ‘런어웨이’를 시작으로 96년 ‘그들만의 세상’, 97년 ‘지상만가’까지 그의 출연작 중 관객 10만명 이상을 동원한 작품이 없었다. 배우가 연기만 잘하면 되지 흥행이 무슨 상관일까 싶었던 이병헌도 슬슬 주위의 걱정에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98년 ‘내 마음의 풍금’으로 회복세를 보였고 2000년 ‘공동경비구역 JSA’로 모든 불안감을 털어낼 만큼 흥행을 기록하며 조금씩 마음이 놓였다.
“‘공동경비구역 JSA’ 때문에 자신감이 생겼어요.”
그러나 그의 자신감은 자만심으로 변하지 않았다. 연기를 할 때나, 캐릭터를 연구할 때 자신감이 생겼지만 변했다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 무던히 애를 써왔다. 다만 그는 늘 자신의 선택에 이유가 있었고 흥행과는 상관없이 항상 발전된 연기를 위해 노력했다고 믿고 있다.
# 신중함은 성공의 비결
이병헌이 배우로 인정을 받고 흥행면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은 절대 운이 아니었다. 그는 신중하기로 소문난 배우다. 한 영화관계자가 이병헌을 두고 ‘감독들이 선호求?일순위 배우’라는 칭찬을 한 적이 있다. 정작 이병헌은 지나치게 감독을 괴롭히는 배우라고 말한다.
“캐릭터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확인하는 타입이예요. 그래서 감독님을 너무 괴롭히게 되죠. 하지만 그런 귀찮은 작업들이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고 믿고 있어요.“
그는 극중의 어떤 캐릭터로 쉽게 자신을 내맡기지 않는다. 항상 스스로 만족할 수 있을 때까지 두드리고 또 두드려 강하게 만들어 낸다. 역할에 몰입하는 그의 신중함 때문일까. 이병헌의 변신은 관객으로 하여금 항상 기다리는 즐거움을 준다.
서은정 기자 gale23@sportshankook.co.kr
사진=김지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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