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산폭발 14년 세인트 헬렌스 여전히 경이로워
지질, 생태학자들 단골…등반객도 1만3천명이나
세인트 헬렌스 산은 화산이 폭발하면서 일순간 죽음의 산으로 변했다. 용암과 화산재에 뒤덮여 울창했던 숲과 그 안에 서식하던 모든 동물이 깡그리 자취를 감췄다. 자연의 힘이 얼마나 무서운가를 보여주는 산 교훈이었다.
그로부터 14년이 지난 요즘도 세인트 헬렌스는 자연의 실험실 역할을 하고 있다. 울긋불긋 피어난 꽃에 박쥐 만한 나방이가 날고 분화구의 웅덩이에 두꺼비가 나타나는 등 죽음까지도 회생시키는 자연의 복원능력을 과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주 서남쪽에 자리잡은 세인트 헬렌스는 요즘 미 전국은 물론 외국에서까지 방문객들을 맞고 있다. 지질학자들도, 생태학자들도 있고 일반 등산객들도 있다. 미국 지질학회의 캐스케이드 화산 연구팀은 1980년 이후 해마다 이 곳을 찾고 있다.
워싱턴주립대(밴쿠버)의 존 비숍 교수(지질학)와 콜럼비아 대학의 존 타이터스 교수(생물학)는 국립 과학재단으로부터 지원금을 받아 화산구 부근의 식물성장 상태를 연구하는 한편 틈 나는 대로 산비둘기나 산양도 추적하고 있다.
지질학회 팀의 존 폴리스터 연구원은 인근 동네에서 중고 캠핑 트레일러를 7백달러에 구입, 현장 연구본부로 활용하고 있다. 그의 연구팀에는 오리건대학 지질학자와 독일 및 뉴질랜드에서 온 박사후 과정 화산학자들도 포함돼 있다.
지난 1992년 이후 해마다 화산구 부근 습지대의 식물들을 관찰해온 타이터스 교수는 10년 전보다 오히려 식물의 종류가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버드나무 같은 활엽수가 성장하면서 그늘이 드리워져 고사했기 때문이라며 “새로운 생명이 나타나는 것도 경이롭지만 있던 식물이 없어지는 것도 신기하다”고 말했다.
이들 연구팀 외에도 지난주에는 국제 습지 과학자협회가 시애틀에서 학술대회를 가지면서 24명이 이곳을 방문했다. 현재 포틀랜드에서 모임을 갖고 있는 미국생태학회도 일부 KA가자를 세인트 헬렌스 산에 보낼 예정이다.
캐스케이드 연봉 중에서 등반하기 가장 쉬운 코스로 꼽히는 세인트 헬렌스 산은 지난해 1만3천 144명의 등산객이 다녀갔다. 그러나 위험요소는 항상 존재하기 마련이어서 레인저 당국은 등반객들에게 반드시 퍼밋(허가증)을 구입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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