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라 권 조은꽃집 사장이 40도의 꽃 냉장고에서 꽃을 분류하고 있다.
한여름에 추워서‘덜덜’
“솜바지 껴입고 일해요”
밖에서 놀다 비지땀을 흘리며 집으로 뛰어 들어와 냉장고 문을 열어 젖히며 토해내는 한 마디, “아, 시원해.”
어릴 때 시원한 기억처럼 여름에 냉장고 안에서 일하는 기분은 어떨까. 90도를 웃도는 여름에 40도 이하인 냉장고에서 추위와 싸우는 사람들도 있다.
헌팅턴팍에 위치한 이화식품상사의 육류 가공 시설. 고기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내부 온도는 늘 35∼37도를 유지한다. 연방 농무부가 가공 시설의 온도가 44.6도를 넘을 경우 모든 육류는 폐기 처분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이 회사는 이보다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노춘석 영업 부사장은 “여름에 시원한 건 좋지만 밖으로 나오면 너무 더워 힘들기도 하다”며 “내부 시설이 너무 추워 30여 직원 모두 솜바지를 끼어 입고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LA 다운타운에 있는 ABC 아이스. 매일매일 쏟아져 나오는 얼음 20톤이 보관되고 있는 냉동 창고의 실내 온도는 20도. 창고 안에 조금만 오래 서 있어도 오싹오싹 한기가 들 정도다.
이 회사 송길용 사장은 “시원한 데서 일해서 좋겠다고 주위에서는 말하지만, 실제 냉동 창고 안에서 일하는 시간은 길지 않다”며 “얼음을 배달하느라 뛰어다니면 오히려 등이 땀으로 범벅이 될 지경”이라고 말했다.
얼음이 온도에 민감하듯 송 사장도 기온에 신경을 많이 쓴다. 기온이 75∼82도를 유지하면 얼음이 가장 잘 팔리고, 그 이하로 떨어지면 얼음을 찾는 손길도 뚝 끊긴다.
꽃도 시들기 쉬워 항상 적정 온도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꽃집에도 대형 냉장고가 있다. 한인타운에 위치한 조은꽃집도 예외는 아니다.
새라 권 사장은 “꽃 냉장고는 바깥 기온에 상관없이 항상 40도를 유지하고 있다”며 “냉장고에 불상사가 생기면 안 되기 때문에 냉장고 관리 업체에서 수시로 나와 냉매 개스를 체크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 사장은 “바쁘게 일하다 콧등에 땀방울이 맺히면 잠시 꽃 냉장고에 들어가 땀을 식히기도 한다”며 “무더운 여름에 잠시나마 그런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것도 즐겁다”며 웃었다.
<김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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