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우리가 애인을~’서 불감증 주부역
탤런트 하희라가 6년 만에 연극 무대에 오른다. 팬들 앞에 서는 것도 2002년 KBS 1TV 일일극 ‘당신 옆이 좋아’ 이후 2년 만이다.
그녀가 6년 만에 택한 작품은 창작 모노드라마 ‘우리가 애인을 꿈꾸는 이유’(연출 하상길). 배역은 뜻밖에도 불감증에 걸린 30대 주부다.
남편과의 섹스 트러블로 인한 갈등과 불화에 빠진 여인으로 거침 없는 성담론도 수시로 등장하는, 상당히 ‘야한’ 배역이다.
탤런트 최수종과 행복한 가정을 꾸미고 있고 반듯하고 참한 이미지를 간직해온 하희라에게는 영 어울리지 않을지 모르는 캐릭터다. 그러나 하희라는 “모처럼 나와 다른 이미지의 배역을 연기하게 돼 욕심도 많고 애착도 많다”며 작품에 푹 빠져 있다.
벌써 연기 경력 24년차로 웬만한 중견 연기자의 그것을 뛰어넘는 하희라. 15일 공연 시작을 앞두고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그를 연습장으로 찾아가 만났다.
-오랜 만에 선택한 작품치고는 제법 야하다. 너무 과감한 선택 아닌가.
▲물론 야하다. 대사 중에 나도 깨닫지 못할 정도로 은근히 야한 표현도 제법 많다. 예컨대 ‘여자의 문에 노크도 하지 않고 들어왔다’ 등의 표현이다.
그렇지만 철저히 현실에 뿌리를 둔 작품이다. 특히 여성의 입장에선 많은 공감대를 형성할 만한 이야기다. 주변에 모니터링을 부탁했는데 20대 여성들은 ‘적당히 야하다’고 했고 30대 여성들은 ‘전혀 야하지 않다’고 했다.
여성들이 어린 시절 느꼈던 이성의 성기에 대한 거부감이나 신비감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내용이라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극중 캐릭터가 실제 모습과 너무 다르다. 연기는 현실에 바탕을 둬야 더욱 진실한 법이라는데.
▲모르는 소리 하지 마라. 연기자에겐 무엇보다 상상력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 현실과 동떨어진 연기를 잘해야 한다. 나 역시 지금까지 내 실제 모습과는 전혀 다른 캐릭터를 추구했다. 특히 이번 작품은 그런 점에서 애착이 간다. 대본을 보자마자 ‘바로 이거야’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성적으로 야한 이야기에 부부의 불화를 다루는 점에서 남편 최수종이 탐탐지 않게 여겼을 것 같은데.
▲사실 내가 더 고민을 많이 했다. 수종씨는 ‘혼자 하는 연극인데 야하면 얼마나 야하겠냐’며 흔쾌히 동의했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후원해줬다. 지난 4월부터 거의 매일 3~4시간씩 연습에 매여 있고 모든 신경을 작품에 쏟느라 가정에 조금 소홀했는데 수종씨가 살림을 도맡다시피하며 도와줬다. 작품에 몰두할 수 있는 것도 그 덕분이다.
-역시 ‘연예계 최고 잉꼬 부부’라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부부다.
▲서로에게 그리고 가정에 최선을 다하자고 항상 약속한다. 내 경우도 아이들(아들 민서 5살, 딸 윤서 4살)이 네 살이 될 때까지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결심했기에 활동이 뜸했다. 요즘 수종씨는 가족 대소사를 내 몫까지 맡느라 정말 애 많이 쓴다. 두 몫이 충분히 가능한 사람이었기에 망정이지, 정말 든든한 남편이다.
-1인8역을 소화한다는데.
▲아니다. 사실 15명의 캐릭터를 연기한다. 그 중 비중이 제법 있는 캐릭터가 8명이다. 주인공이 살아오면서 만난 사람들을 독백으로 표현하는 건데 각각의 개성을 모두 살리려니 쉽지 않다. 특히 걸죽한 경상도 사투리를 사용하는 할머니는 정말 어려웠다. 사투리를 써본 적이 있어야 말이지. 후배 탤런트 신이가 잘 가르쳐 줘서 다행이 이제는 제법 그럴듯하게 구사한다.
-연극의 주인공은 남편이 있음에도 애인을 꿈꾼다. 혹시 본인도 애인을 꿈꾸는 건 아닌가.
▲물론이다. 나 역시 애인을 꿈꾼다. 차이가 있다면 내가 꿈꾸는 애인이 남편인 최수종씨라는 점 정도다. 우리는 결혼 이후 항상 애인 같은 느낌을 잃지 않고 지냈다. 요즘도 최수종씨는 내 손을 잡을 때 ‘짜릿하다’고 말한다.
/이동현 기자 kulkuri@ㆍ사진=박철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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