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한국문화원(원장 전영재)이 24년만에 처음으로 내부를 대대적으로 리모델링하고 지난달 재개관했다. 말끔하게 단장한 문화원에는 1층 미디어 콘텐츠 룸, 2층 다목적용 소강당, 3층 아리홀이 새로 들어섰다.
특히 한민족의 얼이 담긴 전통 민속음악 ‘아리랑’을 본 따서 ‘아리홀’이라고 명명된 3층의 문화공간은 문화원이 지난 1980년 LA에 문을 연 이후 처음 마련한 공연장이다. 이 홀은 2,220스퀘어피트, 150석 규모의 비교적 크지 않은 공간이지만 영화 상영, 일반 공연, 웍샵 등 다목적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
한국문화원은 지난주 재개관 기념으로 이곳에서 ‘태극기 휘날리며’ ‘스캔들’ ‘오세암’ 등 한국영화를 인기리에 무료 상영했고, 한국 고전과 현대 무용, 한국 문화산업 투자설명회, 음악회, 문화원 재개관 기념 리셉션 등을 비롯해 다양한 문화행사를 열었다.
한국 정부의 문화홍보를 대변하는 문화원 내에 자리잡은 이 공연장은 한인타운의 각종 문화예술 단체들의 공연과 행사를 충분히 소화해 낼 수 있는 ‘아담한’ 공간으로 한인들 사이에 인기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동안 한인 공연 단체들은 타민족이 운영하는 문화공간을 적지 않은 비용을 지불하고 사용하거나, 조명이나 무대시설이 미약한 ‘강당’ 수준의 장소에서 공연을 많이 해왔기 때문에 더욱 더 아리홀을 선호할지 모른다.
한인 커뮤니티 문화예술 단체와 이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인들은 크고 작은 각종 행사나 공연, 퍼포먼스를 위해 문화원의 ‘아리홀’을 앞다투어 이용하려 한다면 아리홀 대관 신청이 폭주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LA 문화원측은 향후 아리홀을 어떻게 대관하고 운영할 것인지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 중이다. 현재 알려진 바로는 문화원측은 아리홀을 사용하는 일반 문화, 예술 단체들에는 대관료를 받고 한국 문화를 미 주류사회에 알리는 공연이나 청소년 문화활동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이벤트 또는 공연을 하는 단체나 개인에게 우선적으로 대관할 것이라고 한다.
아리홀을 일반인들에게 개방하기에 앞서 고려해야 할 점은 ‘아리홀’ 운영과 대관에 관해 형평성 있고 누구나 납득하고 동의할 수 있는 투명한 ‘가이드 라인’을 정해 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어느 단체는 아리홀을 대관하는데 우리는 왜 안되냐’ ‘아리홀 대관이 왜 안되냐, 문턱이 너무 높다’ 등의 불만이 터져 나올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이 문제는 아리홀을 새로 건립한 만큼이나 중요한 사항일지 모른다.
이 가이드 라인은 한국 문화원이 미 주류사회에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데 역점을 두는 방향으로 설정하는 것도 좋지만 남가주 한인 커뮤니티의 문화, 예술 단체 및 이 분야에서 활동하는 한인들의 입장과 상황도 충분히 고려해야 할 것이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한인 문화, 예술 단체나 관계자들이 이 문화공간을 잘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아리홀에서의 좋은 공연 매너와 문화를 정착시키는 것도 한인 문화, 예술인들이 해야 할 일이다. 나아가 이 홀에서 열리는 각종 한국 문화행사를 미 주류사회에 홍보하는 역할도 이들이 앞장서서 해야 할 것이다.
남가주 한인 커뮤니티에서는 처음으로 한국문화원에 마련된 공연장 ‘아리홀’은 향후 문화원측의 운영과 한인 커뮤니티에서 어떻게 잘 활용하느냐에 따라서 ‘문화공간’으로서의 성공 여부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앞으로 이 아리홀이 미 주류사회에 한국 문화를 알리는 ‘전진기지’가 되고 한인 커뮤니티 공연의 명소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해 본다.
문태기
특집 1부 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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