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꿈을 드디어 이루었습니다”
반백의 팔순 노인이 팔십 평생의 삶을 진솔하고 아름다운 시로 엮어 ‘지는 해 저리 고운데 어찌 상심하리’라는 시집을 출간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올해로 80세를 맞은 윤순점(사진) 할머니. 윤할머니는 유년시절부터 글 쓰고 싶은 욕심이 남달라 시나 소설을 읽을 때마다 글 쓰고 싶은 충동을 느꼈지만 바쁘고 힘든 삶으로 인해 잠시 그 꿈을 접고 살아야만 했었다.
그러다 1981년 하와이로 이민을 오게 되면서 마음의 여유도 생겨 틈틈이 수필과 시를 써 오다가 문학동인회에 가입하면서부터 윤할머니의 창착활동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윤할머니는 주위 친구들에게 글이나 일기를 쓰라고 권하면 다들 골치 아프다고 피하지만 시나 일기를 적으면서 여생을 살면 마음에 즐거움도 생긴다고 강조했다.
꿈에 그리던 자신의 시집 출판이 현실로 다가 왔을때 마음이 둥실 둥실 떠다니는 것처럼 좋았다는 윤할머니는 출판된 시집을 건네 받고는 밤새도록 책을 수없이 읽으면서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고 한다. 윤할머니는 자신의 시가 너무 미숙해 아직 시도 아니라며 겸손하게 손사래를 치지만 시집을 펼쳐보면 할머니의 삶이 시로 승화되었음을 단번에 느낄 수 있다.
윤할머니는 “아버지를 미워했는데 세월이 지나보니 아버지 사랑이 제일 컷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그 마음을 시로 담은 “『아버지 죄송합니다』라는 시가 가장 애착이 간다”고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내 생명 다할 때 까지 글을 쓰고 싶다”는 윤할머니는 “이제는 삶의 아픔과 한 대신에 예전의 꿈많던 소녀시절을 회상하며 시를 쓰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윤순점 할머니의 이번 시집에는 시 70편과 수필3편이 수록되어 있다.

<정상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