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파사티에르의 ‘갈매기(체호프 희곡)’가 SF 오페라에 의해 절찬 공연중이다. 지난 23일부터 샌프란시스코 포트 메이슨 센터 코웰 극장에서 공연되고 있는 갈매기는 갈매기가 평화롭게 날고 있는 ‘피어 2’ 해변에서 공연되고 있어 더욱 이채를 띠고 있다. 25일 낮에 공연된 ‘갈매기’는 별로 알려져 있지 않은 현대 작곡가의 작품이어서 그런지 다분히 실험 무대의 분위기를 띠고 있었으나 ‘갈매기’가 주는 리얼리티에 압도, 5백 청중이 입장할 수 있는 소극장에는 오랜만에 공연과 청중이 공감하는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희곡 ‘갈매기’는 체호프의 4대 희곡 중의 하나로서, 치정사건을 다룬 작품이다. 러시아의 한적한 시골 별장에서 벌어지는 이야기 속에는 4명의 여성과 6명의 남성이 등장, 나른함과 권태, 사랑과 갈등을 반복한다. 성공한 작가 트리고린은 여배우 아르카지나와 젊은 니나를 번갈아 유혹한다. 젊고 아름다운 배우 지망생 니나는 처음에는 작가 지망생 콘스탄틴(사실상의 주인공)에 호감을 갖고 있었으나 결국 바람둥이 트리고린을 따라 모스코바로 떠나고 만다. 대작가를 열망하는 콘스탄틴은 결국 니나의 사랑도 얻지 못하고 명예도 얻지 못한 데 낙망, 권총자살로 생을 마감하게 된다.
평범한 삶 속에 펼쳐지는 ‘갈매기’는 세대 간의 갈등, 현실과 이상, 사랑과 배신 등의 리얼리트를 절묘하게 도출, 전세계적으로 자주 공연되는 인기희곡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체호프의 작품중에서도 대표작으로 꼽히고 있다.
’오페라’는 시골의 나른함이 호소되는 1막이 끝나면 2막부터는 콘스탄틴의 정열이 집중 조명되면서 극적으로 전개되기 시작한다. 음악은 불협화음보다는 낭만주의를 연상시키는 부드러운 선율로 시종…, 편안하게 청중들과 교감하며 특히 애들러 단원들의 열창이 갈채를 받았다.
무대는 세잔느의 ‘해변’을 연상시키는, 나무들이 늘어선 바다 풍경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지휘와 연기, 조명 등이 모두 조화롭게 진행됐다.
갈매기는 4월30일(8pm), 5월2일(2pm)등 2차례 더 공연이 있으며 장소는 SF Fort Mason Center’s Cowell Theater(pier 2), 티켓 가격은 $20, $40, $65, 문의 는 (415)864-3330이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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