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격려용으로 주어지는 미국 대통령 표창(President Achievement Award)이 한국에서 대학 특례 입학에 필요한 수상경력을 조작하는데 이용되고 장당 500만원∼1,300만원의 고가에 거래된 사례가 한국 검찰에 적발됐다.
특히 2년여 전 LA를 방문했던 한 한국 고교생은 웅변을 한 LA의 한 초등학교에서 호의로 전달한 대통령 표창을 특기생 부정입학에 악용했고, 학교 방문을 주선했던 한국 브로커는 그 대가로 무려 1,300만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밝혀졌다.
10일 한국 검찰청 수원지검 특수부는 한국 고위 공직자 표창 등을 특기생 부정입학용으로 조작한 브로커등을 일제 단속하는 과정에서 LA의 토페카 초등학교로부터 미 대통령 표창을 전달받았던 조모(21)씨가 이를 웅변특기생 특례 입학용으로 조작한 사례를 적발했다.
조씨는 지난 2001년 8월 한국의 세계예능교류협회가 주최하고 LA한미교육연구원(원장 차종환)이 후원한 ‘2002 FIFA 월드컵 홍보를 위한 한국 학생 예능단’의 일원으로 미국을 방문해 토페가 초등학교에서 대통령 표창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에 따르면 배임혐의로 구속 기소된 세계예능교류협회장 구임수(53)씨는 조씨가 부시 대통령 명의의 표창을 받게 해주는 대가로 1,300만원 정도를 받았다. 그러나 학교측과 차종환 원장은 이같은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토페카 초등학교 김정애 교장은 학교에서 한국문화를 소개한 방문 학생들에게 예능협회를 통해 방문기념과 인사치레로 표창장을 준 사실은 있으나 표창장이 그같은 용도로 악용됐다는 것은 전혀 알지 못했다고 놀라워했다. 김 교장은 이 대통령 표창은 학생들을 격려하기 위해 각급 학교장이 교육구에서 제공받은 표창장의 공백에 단순히 학생 이름을 기재해 수여해 주는 것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브로커로부터 돈으로 상장을 샀던 조씨는 웅변특기생으로 지난해 지방 사립대에 진학해 재학 중이다.
한편 수원지검은 미 대통령 표창 4개, 한국 3부 요인상 및 장관상 등 모두 133개의 상장을 거래한 웅변협회 대표와 브로커, 학부모 등 79명을 구속 또는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웅변협회 관계자와 브로커 등은 상장 거래를 통해 6억여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김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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