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많은 여성을 죽였기 때문에 누가 누구인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그린 리버’ 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체포된 트럭 페인트공 개리 리지웨이(54)가 5일 시애틀 법원에서 48명의 여성을 살해한 혐의에 대해 유죄를 시인함으로써 미 사상 최악의 연쇄살인범으로 자리매김했다.
검찰과의 형량거래에 따라 사형을 면하는 조건으로 유죄를 시인한 리지웨이는 이날 검찰이 제시한 49명의 피살자 명단 가운데 42명과, 명단에 이름이 오르지 않은 다른 6명 등 도합 48명을 죽였다고 시인했다. 그러나 검찰은 그가 이들 48명 외에 추가로 7명을 살해한 것으로 보고 여죄를 추궁하고 있다. 리지웨이는 시애틀 검찰로부터 사형구형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낸 상태이지만 피해자 가운데 2명의 시신이 오리건주에서 발견됐기 때문에, 오리건주에서 재판을 받을 경우 사형선고를 받을 수도 있다.
주로 창녀 및 가출 여성을 살해한 리지웨이는 성관계를 가진 후 후 화대를 지불하기 싫었고, 이들의 죽음이 별다른 반향을 불러일으킬 것 같지 않아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그의 살인행각은 1982년부터 시작됐다. 첫 피해자가 ‘그린 리버’라는 강에서 발견된 이후 2년 사이 수십명의 시신이 강변, 골짜기, 고속도로, 공항 등지에서 발견됐다. ‘그린 리버 살인자’로 명명된 리지웨이는 대부분의 피해자들을 자신의 픽업트럭에서 죽였다고 밝혔다.
리지웨이는 1984년 피해자중 한 명인 메리 말바가 그의 트럭에 타는 광경을 그녀의 남자친구가 목격하는 바람에 연쇄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떠올랐었으나,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무사히 통과한 후 아는 수사관의 도움을 받아 법망을 벗어났다. 그러나 그는 피해자들의 사체에서 발견된 검출물의 DNA 분석으로 꼬리를 밟혀 결국 2001년 11월30일 수사 당국에 체포됐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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