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팀 보스턴 레드삭스의 탈락과 함께 김병현(24)의 월드시리즈 명예회복 꿈도 ‘바람과 함께’ 사라지고 말았다. 레드삭스는 김병현을 영입하면서 ‘밤비노의 저주’를 풀기 위해 데려왔다고 발표했으나 정작 저주는 86년째로 이어졌고 그 현장에 김병현은 모습도 없었다. 이제 시즌이 끝난 뒤 관심사는 과연 그가 레드삭스에 잔류할 수 있을 것인가 여부에 맞춰지게 됐다.
어느 팀이나 마찬가지지만 레드삭스 역시 이번 오프시즌 상당한 팀 재정비가 불가피하다. 그 가운데서도 김병현의 처리 문제는 다루기가 쉽지 않은 껄끄러운 문제다. 홈 팬들에 대한 비속한 제스처 파문의 후유증과 빅 게임, 특히 뉴욕 양키스를 상대로 한 부진한 성적 때문에 아메리칸리그 결승(ALCS) 엔트리에서 빠졌고, ALCS 마지막 2연전을 앞두고 플로리다로 이동, 동료들과 떨어져 ‘나 홀로’ 시즌을 마친 그이기에 과연 김병현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는 레드삭스 수뇌부로서 쉽지 않은 숙제다.
풀타임 5년차가 된 김병현은 연봉조정신청 자격을 갖고 있는데 올해 325만달러를 받았기에 연봉조정까지 간다면 최소 500만달러는 받을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 분석이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빅 게임에서 제 몫을 못하고 심리적으로 문제점을 드러낸 김병현을 그런 돈을 주면서 붙잡을 지는 의문. 또 레드삭스는 이번 플레이오프를 통해 스캇 윌리엄슨을 새 클로저로 확인했다. 클로저라면 모를까 미들맨으로써는 너무 비싸다. 따라서 김병현을 붙잡는다면 그것은 클로저로서가 아니라 선발전환을 가정한 결정이 될 가능성이 높다. 선발로서 김병현은 올해 상당한 활용 가치를 입증한 바 있다. 오프시즌 선발진의 구축 여부에 따라 김병현의 처리방안도 상당히 달라질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아직도 홈 팬들이 그를 완전히 용서할 지 여부가 남아있다. 지금은 조용하지만 ‘김병현=가운데 손가락’이라는 이미지가 시간이 지난다고 완전히 잊혀질 리 없다. 따라서 팬 정서를 감안한다면 레드삭스가 김병현을 트레이드 카드로 써먹을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다. 아직 24살에 불과한 김병현은 다른 팀들에겐 충분히 탐낼 가치가 있다. 사실 적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다면 이것이 가장 유력한 코스일지 모른다. 마지막 한 가지 방법은 그냥 방출하는 것. 하지만 아무리 보기 싫다고 해도 김병현같은 선수를 아무런 대가없이 내다 버릴 리는 만무하다. 트레이드 마켓에서 아무도 김병현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고 레드삭스도 김병현을 전혀 원하지 않을 경우에만 가능한 시나리오일 뿐이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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