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소의 저주’ 탓이 아니다. 파울볼을 잡으려다 알 카폰에 버금가는 시카고 ‘악당’으로 몰린 한 팬이 뒤집어 쓸 일도 아니다. 시카고 컵스는 결국 더 끈질기고 강한 상대를 만나 ‘95년 무관의 한’을 풀지 못하게 됐다.
컵스는 전날 아웃 5개를 남겨두고 ‘에이스 1’ 마크 프라이어가 3-0 리드를 날린데 이어 15일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최종 7차전에서는 ‘에이스 2’ 케리 우드가 5-3 리드를 지키지 못해 6-9로 역전패, 둘러댈 핑계도 없는 안방 2연패로 다 잡았던 월드시리즈 진출권을 불멸의 말린스에 넘겨줬다. 1승3패의 벼랑 끝에서 3연승으로 살아난 말린스는 이로써 6년만에 결승무대에 복귀, 구단 사상 2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1회초 미겔 카브레라의 3점 홈런으로 출발한 말린스는 2회말 1사 2, 3루의 위기에서 컵스 캐처 데미언 밀러의 땅볼로 1점을 내준 뒤 마크 레드먼이 상대 선발 투수 우드의 ‘우드’에 좌월 투런홈런을 얻어맞는 바람에 3-3 동점을 허용했다.
컵스는 3회에 다시 모이세스 알루가 투런홈런을 날려 5-3 역전에 성공했지만 선발 우드의 구질이 초반부터 ‘대포’ 대신 ‘딱총’을 들고 나온 투수로 보여 불안하더니 결국 이틀연속 리드를 지키는데 실패, 장장 58년만에 월드시리즈에 복귀할 기회를 날렸다.
5회초 볼넷 2개로 1사 1, 2루를 만든 말린스는 시리즈 MVP로 뽑힌 캐처 이반 로드리게스의 NLCS 신기록 10번째 타점으로 1점차로 다가선 뒤 카브레라의 내야땅볼로 동점을 이뤘다. 그리고는 데릭 리의 적시타로 6-5 재역전에 성공했다.
말린스는 6회에도 컵스 구원투수 카일 판즈워스가 2사 1, 3루에서 충분히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였던 루이스 카스티요의 타구를 놓쳐 추가점을 뽑았고 7회에도 알렉스 곤잘레스가 2타점 2루타를 쳐 9-5으로 달아났다. 말린스는 이어 브래드 페니와 5차전 완봉승의 주인공 자쉬 베켓 등 선발투수들이 불펜에서 줄줄이 나오면서 승부는 다시 뒤집히지 않는 다는 확신을 줬다.
컵스는 7회 트로이 오리어리가 솔로홈런을 쳐 6-9로 다가섰지만 더 이상 점수를 올리지 못하고 시즌을 마감했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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