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을 둔 가정이라면 매년 이맘때면 대학진학문제를 놓고 서서히 긴장감을 느끼기 시작할 때이다.
자녀의 고민도 고민이지만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차근차근 준비를 잘해 나갈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자녀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 하는 문제는 모든 학부모들의 고민이기도 하다. 이에 효과적으로 대학진학을 준비하는 요령을 4회에 걸쳐 소개한다. 첫 번째 순서로 우선 자녀의 대학진학 결정과 부모의 역할을 짚어보도록 한다.
주위에서 보면 자녀가 우수 명문대학에 입학하는 문제는 곧 부모 자신의 문제로 여겨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때문에 많은 가정에서는 자녀들보다 오히려 부모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서 자녀의 대학선택에서부터 신청서 및 제출서류까지 일일이 모든 것을 간섭하려 드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지나친 부모의 관심과 개입은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낳을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올해 고교를 졸업한 플러싱의 이한진군도 지난해 이맘때 대학진학 문제를 놓고 부모와 큰 갈등을 겪으면서 12학년을 시작해야 했던 케이스. 이군의 부모는 하버드대학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예일 또는 코넬대학에는 무조건 입학신청서를 제출하라고 강압적으로 말했지만 이군 스스로 판단하기에도 예일이나 코넬은 자신의 적성과도 맞지 않을뿐더러 합격할만한 실력조
차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군의 부모는 "떨어질 때 떨어지더라도 좋은 대학에 신청했다가 떨어지는 것이 남들 보기에도 덜 창피하다"는 굴욕적인 발언까지 서슴치않아 이군은 마음의 상처까지 입어야했다.
이군은 11학년 때 이미 자신의 적성과도 맞고 캠퍼스 분위기도 맘에 드는 뉴욕의 한 주립대학 진학을 염두에 두고 있었던 터라 부모의 고집을 꺾는다는 것이 무척 힘들었다고.
대학진학문제를 놓고 부모와 자녀 사이에 오가는 언쟁 중에 상당수를 차지하는 것이 바로 진학할 대학을 결정하는 일과 전공과목의 선택이다. 아이비리그 대학을 나와 의사, 변호사가되기 바라는 한인 부모들이 아직도 많아 이군처럼 상처받은 마음으로 부모와 갈등을 빚는 케이스가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부모들이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은 대학에 가서 4년간 공부할 사람은 부모가 아닌 바로 자녀라는 사실이다. 자녀가 즐겁게 공부하고 적성을 살릴 수 있는 곳이 어디인지를 찾아 적극적으로 뒷바라지해주는 것이 참다운 부모의 역할이라 할 수 있다.
최근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들이 매년 늘어나면서 자녀의 대학진학 문제에 지나치게 간섭하는 부모들의 비율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각 대학 입학사정관들의 분석이다. 하지만 부모의 지나친 간섭이나 관심이 입학심사에 도움을 주는 경우는 결코 없다는 것.
심지어는 자녀가 작성해야 하는 대학입학신청서를 부모가 일일이 직접 내용을 수정하고 때로는 아예 부모가 모두 작성해주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또 입학심사국에 부모들이 당사자인 자녀를 대신해 직접 전화를 걸어 업무에 지장을 초래하는 무례한 요구를 해오는 경우도 다반사라는 것.
영어가 미숙한 한국부모들의 경우는 별로 그럴 일이 없겠지만 미국인 가정에서는 부모들이 자녀의 에세이 내용까지 수정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고 한다. 이렇게 자녀가 주체가 되어 결정하고 판단해야 할 대학진학문제를 부모가 일일이 간섭하게 되면 자녀는 허수아비처럼 독립심도 잃게되고, 스스로 자신의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볼 기회도 갖지 못하게 되는 셈이다.
부모들이 지나치게 자녀의 대학진학문제에 간섭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바로 우수대학입학의 중요성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임학사정관들은 입을 모은다. 부모 입장에서는 자녀들은 아직 그 중요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것도 문제. 또 매년 대학입학신청자는 늘고 있는 반면, 대학의 수는 한정돼 있어 점점 부모들의 불안감이 커져가고 있는 것도 문제다. 이는 명문대학 뿐 아니라 예전에는 입학안정권으로 여겨졌던 대학에서도 매년 경쟁률이 치솟고 있어 더 이상 입학을 안정적으로 보장해 줄 대학이 없기 때문이다.
한 예로, 10년 전인 1993년도에만 해도 뉴욕주 유니온 칼리지 경우 SAT 성적 1,250점에 학과목 평점 B+만 유지해도 거뜬히 입학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 정도 성적으로는 어림도 없을 만큼 입학 경쟁률이 치열해졌다. 원하는 대학의 입학률이 점차 낮아지고 있기 때문에 학부모들이 더욱 긴장할 수밖에 없는 결과를 낳게 된 것.
일부 대학에서는 합격통지를 발송한 뒤에는 `블랙 아웃 주간(Black Out Week)’이라 하여 한동안 사무실 전화를 받지 않는다. 자녀가 불합격됐을 경우 학부모들의 항의 전화가 쇄도하고 온갖 위협과 협박, 타협을 일삼는가 하면 법적 소송까지 제기하겠다고 물불 안 가리는 달려드는 부모들도 상당하다는 것이다.
자녀의 실력을 똑바로 진단하고 적성에 맞는 학교가 어디인지, 관심 있는 전공과목과 대학은 어디인지 당사자인 자녀와 충분히 논의한 뒤에 자녀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해주는 범위 내에서 부모가 자녀에게 따뜻한 조언을 하는 것이 바로 부모로써 할 수 있는 최선의 도움이고 역할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부모 뜻대로 자녀를 움직이려 하기보다는 자녀의 관심과 의지에 초점을 맞춰 주는 것이 부모의 참모습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대학입학준비 정보 제공 웹사이트
대학입학 준비는 빠를수록 좋다. 일반적으로는 고교입학 직후인 9학년부터 준비를 시작하지만 중학교 때 이미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고 봐야한다. 학부모와 자녀가 함께 대학진학준비를 설계하는데 도움이 될만한 연방 및 주교육국의 웹사이트를 정리, 소개한다.
◎New York Mentor: 뉴욕주교육국이 무료로 제공하는 대학진학정보 웹사이트. 대학진학준비 요령, 대학입학 정보 및 학자금 융자 계획 등의 자료가 실려있다. ▲www.nymentor.com
◎Gear Up: 뉴욕주 고등교육국과 주지사 사무실이 공동으로 중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대학진학을 준비시키고 도와주는 프로그램이다.
▲hesc.state.ny.us/GearUp/index.html
◎Ready Set Go: 중학생들의 장래 직업 선택 및 대학진학을 돕는 정보를 제공한다. ▲hesc.state.ny.us/ReadySetGo/ready_set_go.html
◎Mapping Your Future: 고등교육 및 학자금 보조, 구직 등에 관한 각종 정보를 싣고 있다. ▲www.mapping-your-future.org
◎Think College Early: 연방교육국이 제공하는 대학진학 준비 요령 정보를 담고 있다. ▲www.ed.gov/thinkcollege/early/tce_home.htm
◎Pre-Collegiate Preparations Programs: 뉴욕주 교육국이 제공하는 프로그램으로 뉴욕주 노동국과 공동으로 다양한 직업교육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www.highered.nysed.gov/kiap/PCPPU/home.html
◎Career Zone: 뉴욕주 노동국이 제공하는 무료 프로그램으로 뉴욕주 중·고등학생들에게 구직 및 장래 직업 설계 요령을 제공한다.
▲www.nycareerzone.org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