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마력 고출력 정통 레이싱카
시속 100㎞가 훌쩍 넘어서면서 또렷해지는 중저톤의 배기음과 엔진소리. 엔진회전수(RPM) 계기바늘이 붉은색 존에 접근하면서 헤비메탈 음악처럼 운전자의 가슴을 뛰게 한다.
처음 잡았을 때 다소 투박하고 무겁게 느껴지던 운전대는 어느새 잘 드는 칼처럼 손에 딱 달라붙으며 코너 길을 정확하게 오려낸다. 속도가 높아질수록 노면을 움켜쥐는 듯한 중량감이 차에 대한 신뢰감을 높여준다. 자동차 마니아들이 왜 “포르쉐, 포르쉐” 하는지를 깨닫게 되는 순간이다.
포르쉐 복스터는 1996년 2인승 ‘경량급 로드스터’라는 새로운 장르를 만들며 데뷔해, 지난해까지 12만대 이상 팔려 포르쉐를 경영위기에서 벗어나 한 효자모델. ‘뉴 복스터S’는 3.2리터 6기통엔진을 얹어 260마력으로 출력을 높이고 조수석 앞에 트렁크ㆍ컵 홀더 등을 장착한 2003년형 페이스리프트 모델이다.
차문을 열면 ‘저먼 실버’라고 불리는 은색의 차가운 외양과 붉은색 내부가 묘하게 어울려 섹시한 인상을 풍긴다. 운전석에 앉으니 왼쪽에 달려있는 키박스가 낯설다.
왼손으로 시동을 걸며 동시에 오른손으로 변속기를 조작해 출발시간을 조금이라도 단축하려던 포르쉐 레이싱카의 전통을 따르고 있는 것이다. RPM계기판이 속도계를 밀어내고 가운데 크게 자리잡은 점도 정통 레이싱카 답다. 아날로그 냄새를 물씬 풍기는 흰색 계기판은 고집스런 포르쉐의 전통을 대변한다. 필수 첨단장치들은 전통 이미지를 훼손하지 않으며 다소곳이 배치돼 있다.
아날로그형 속도계기판 밑에 디지털 계기판을 동시에 붙여 과속감지기를 정확히 제한속도로 통과하기 쉽게 배려했다. 특히 기본으로 장착되는 포르쉐 주행안정장치(PSMㆍPorsche Stability Management)는 차의 방향, 속도, 가속도를 감지해 차가 미끄러지는 것을 막아준다. 이밖에 엔진을 좌석 바로 뒤에 배치하는 미드십 방식을 채택해 앞ㆍ뒤 모두에 넉넉한 트렁크를 갖추고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그러나 지붕개폐가 완전 자동이 아닌 점, 간간이 조수석 뒤쪽에서 분위기를 깨는 팬의 소음이 들린다는 점 등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정영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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