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닉 루옹 로마 가톨릭 교회 오렌지교구 보좌주교
두번째 아시아 출신 주교, 28년간 베트남계 이민사목
미국 가톨릭 교회 최초의 베트남 출신 주교인 도미닉 루옹 주교의 서품식이 지난 11일, 가든그로브 소재 성 콜럼반 천주교회에서 거행됐다. 미 전국은 물론, 멀리 베트남에서 날아 온 34명의 주교와 베트남에서 사목하는 루옹 신부의 친형 신부등 180명의 사제를 비롯, 1,500석이 꽉 차는 성황 속에 열린 서품식은 영어, 베트남어, 스페인어, 라틴어로 진행됐다. 베트남어 라디오와 TV로 중계되는 가운데 취임한 새 오렌지교구 보좌주교는 해외 베트남계 최대 밀집지역인 오렌지카운티의 세대 및 정견에 따라 분열된 14만1,000명 베트남계를 일치시킬 구심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가톨릭 신자는 30%에 불과하지만 베트남 문화는 어느 종교건 그 지도자에 대한 존경심이 높기 때문이다.
1940년 하노이 인근에서 9남매중 하나로 출생한 루옹 주교는 1956년, 뉴욕 북부 신학교로 유학차 도미, 사제 서품후 신학교에서 가르치다가, 1976년 뉴올리언즈에 베트남계 성당 주임신부로 부 임하면서 지난 28년간 1975년 월남 패망 이후 밀려드는 베트남 난민들을 위해 헌신적으로 사목했다.
미국내 40만 베트남계 가톨릭 신자들의 영혼의 고향으로 공식 지명된 그의 본당 인근 주민들과의 인종 갈등을 가라앉히기 위해 텐트 안에서 강론하고 야외 미사를 드려가며 5피트 3인치의 단구로 동분서주한 결과 자신의 이름을 딴 도로가 생겼을 정도로 존경을 모아 이번 서품식에도 뉴올리언즈에서 1,000명의 신자들이 오기를 원했으나 좌석 부족으로 266명만 참석했다.
루옹 주교는 앞으로 뉴포트 비치 성당에 거주하며 공식적으로는 오렌지 교구내 100만 가톨릭 신자 전체를 돌보지만 실질적으로는 4만명을 헤아리는 교구내 베트남계 신자들과의 관계 정립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내 6,400만명 로마 가톨릭 교회 신자중 베트남계는 1%도 안되지만 1975년 이후 배출된 사제는 350명으로 단일 민족 출신중 가장 많다.
루옹 주교는 미국내 아시아계 주교로서는 두번째로, 교황청은 작년에 중국계 이그나시우스 왕 주교를 샌프란시스코 교구 보좌 주교로 발령했다.
서품식에 참석한 LA 교구장 로저 마호니 추기경은 이 서품식이 “신심 깊은 아시아계 가톨릭 공동체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명확한 증거”라고 말했다.
3년전, 라틴계 신자들의 환호와 기대 속에 오렌지교구 보좌주교로 취임했던 히스패닉 하이메 소토 주교는 자신과 함께 교구장 타드 브라운 주교를 보좌할 루옹 주교의 서품은 “가톨릭 교회가 오렌지카운티 인종 통합에 앞장서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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