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훌쩍 커버린 조카가 군인이 되어 세계평화 수호를 위해 이라크전에 참전한 것이 대견스럽습니다. 그런데 왠지 나만 편안하게 지내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습니다"
전장으로 떠난 조카 유승동(23)씨에 대한 유태경(가든그로브 한인타운파출소 근무)의 그리움이 확전과 비례, 깊어만 가고 있다.
"큰형의 장남인 승동이가 어렸을 적에 데리고 놀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총명했을 뿐만 아니라 유난히도 나를 잘 따랐는데…" 조카를 생각하는 유씨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유씨는 31일 조카를 위로할 방법을 궁리한 끝에 가든그로브 소재 스탠포드 유치원과 레인보우 유치원을 찾아 원생들에게 조카에게 보낼 위문편지를 써 줄 것을 요청했다.
"승동 아저씨는 매우 용감한 분입니다. 우리 모두는 아저씨의 건승을 기도할 테니 희망을 잃지 마세요." 사라 유양이 쓴 위문편지의 내용이다. 낸시 사양도 "아저씨가 우리들을 위해 전쟁에 나가 주셔서 고맙습니다. 너무 두려워하지 마세요. 아저씨의 안녕을 바라는 우리들의 기도가 하늘나라에 전달될 것입니다"라고 위문편지에 적었다. 또한 원생들은 커다란 도화지에 승동씨의 무사귀환을 바라는 메모를 남기기도 했다.
이날 유치원생들이 고사리 같은 손으로 쓴 위문편지는 10여통이 넘었다. 전장으로 떠나기 전 집으로 전화해 ‘한국음식 특히 어머니가 해주는 음식이 먹고 싶다’고 말했다"는 승동씨는 전쟁 발발 전부터 쿠웨이트에 머물고 있다가 개전과 함께 이라크로 투입됐다.
(사진설명) 유태경씨가 전장의 조카에게 보내줄 아이들의 그림과 편지를 보여주고 있다.
황동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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