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 630건중 100여건 차지
혼자 해결말고 적극적 치료를
우울증이 한인사회의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신경정신과 전문의 및 가정문제 상담기관 등에 따르면 사회구조의 변화와 이민생활의 스트레스를 극복하지 못해 우울증에 걸리는 한인들이 최근 들어 크게 증가하고 있다.
50대 가정주부 P모씨는 이민온 뒤 수년간 나름대로 열심히 일했지만 경제사정이 제자리에서 맴돌고 비전도 사라졌다는 생각에 빠지면서 모든 생활이 소극적으로 변해 남편과의 잠자리도 피하고 직장까지 그만두는 등 심각한 우울증 증세를 보여 결국 남편 손에 이끌려 상담소를 찾기도 했다.
신경정신과 전문의들에 따르면 최근 병원을 찾는 한인환자중 상당수가 우울증 환자가 차지, 과거 정서장애, 분열증 등이 주류를 이뤘던 것과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오렌지카운티 가정법률상담소의 경우 2·4분기 상담통계 결과, 전체 630건의 상담중 100여명이 우울증 상담을 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우울증이 심할 경우 자살까지 하는 극단적인 결과를 초래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지난 5월 다운타운 노인아파트에서 혼자 살던 박모(84) 할아버지가 목매 자살한 사건과 평소 우울증 등 정신질환을 앓던 신모(37)씨가 말리부에서 바다 속으로 들어가 자살하는 케이스 등 최근 한인들의 우울증 관련 자살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조만철 전문의는 “우울증은 연령에 상관없이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사춘기 청소년들의 경우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지 못해 생긴 소외감과 열등감이, 노년층은 인생에 대한 회의감이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 전문의는 특히 “한국에 비해 대인관계 등 활동공간이 오히려 좁아지는 미국사회의 구조와 특성 또한 주요 원인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우울증 초기증상과 관련, 전문의들은 ▲정상적인 수면을 취하지 못하고 ▲불안감 또는 부정적 생각에 사로잡혀 있는 경우 ▲대인관계 기피 ▲의욕상실 등이 장기간 이어지면 이를 의심해야 하며 이것이 심해지면 감정을 조절하는 뇌 전달물질 부족 때문에 병으로 발전해 자살에 이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일반 성인들의 경우 이민초기보다는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뒤 자신을 돌아보기 시작하는 시점에 들어섰을 때 많이 발생한다고 전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휴식▲생활의 여유를 찾을 수 있는 다양한 취미생활 ▲친구 등과의 적절한 대화를 통한 긴장감 및 스트레스 해소 ▲긍정적인 사고방식 ▲자기 개발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특히 우울증 증세를 보일 경우 이를 혼자 해결하려는 것은 금물이며 주위에서도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도록 권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황성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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