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관 200여명 투입 불구 실마리 못 찾아
범죄전문가들도 견해 엇갈려 수사 제자리
정신이 나간 사냥꾼인가, 아니면 미국에서 시가전을 벌이는 테러리스트인가. 연쇄 총격사건이 발생한지 1주일이 지나도록 범인의 윤곽이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약 200명의 수사관들이 투입됐음에도 불구하고 수사당국은 이들 사건이 단독범행인지, 아니면 공범이 있는지 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수사관들에 따르면, 대체적으로 연쇄살해범은 공원, 술집, 고속도로 등 특정 장소에서 여성, 매춘부, 동성애자 등 특정 유형의 피해자를 고르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의 저격범은 철저하게 무작정인 양상이 특징이라는 것이다. 이번 연쇄 총격사건의 피해자들은 13∼72세의 남녀노소로 백인, 흑인, 히스패닉, 인디언 등 다양하기 짝이 없다. 수사관들이 발견한 한가지 특징은 8건의 총격사건 가운데 워싱턴에서 밤에 발생한 사건만 제외하곤 모두 주중에 오전과 오후 시간에 발생했다는 점이다. 범행시간을 근무시간처럼 지키듯 범인은 4일 금요일 범행을 저지른 후 주말동안 잠적했다가 7일 월요일 오전 8시9분에 중학교에서 다시 범행을 저질렀다. 그러나 9일 밤 발생한 총격사건이 동일범의 소행일 경우, 범인은 이같은 경향조차 두 차례 위반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또 전형적인 연쇄살인범들은 피해자들을 납치, 강간하는 등 피해자들과 접촉하며 범행에 감정이 개입된다고 말한다. 연쇄살인범들은 피해자들이 보는 앞에서 범행을 저지른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사건의 저격범은 사냥을 하듯 감정이 거의 개입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한편 수사관들은 중학교 총격 현장 인근에 풀이 밀생한 숲이 있는 것으로 보아 범인이 잠복해 기다리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며 범인이 계획적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범인이 사용한 총기도 사냥꾼들에게 인기 있는 .30구경 모델이 아니라 500야드의 원거리에서도 정확성을 자랑하는 .223구경 고성능 총기로 군사 및 총기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다.
범죄전문가들은 범인의 배경에 대해 엇갈린 견해를 보이고 있다. 연방수사국(FBI)에서 은퇴한 범죄심리학 전문가인 클린트 밴 잰트는 범인이 아마도 지능이 비교적 높은 정신병자일 것으로 예상했다. 일부는 범인의 사격술과 붐비는 교외환경에서 감쪽같이 사라질 수 있는 노련함을 보아 범인이 군대 혹은 경찰 배경이 있다고 추론하고 있다. 다른 전문가들은 저격범이 타로 카드를 남겨놓은 점에서 경찰보다 뛰어나다는 우월감을 나타내고 싶어하는 것으로 보이며 결국에는 이같은 경향이 사건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기대를 나타냈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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