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카냐다 80대 황영갑씨 가족들 “자살 아니다”주장
“부인, 목매는 것 도운 혐의” 셰리프서 조사 나서

80대 한인 원로목사 부부가 유서를 남기고 집에서 동반자살을 시도해 남편은 숨지고 부인은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 그러나 경찰은 정확한 사인규명을 위해 이미 매장된 시신을 꺼내 부검키로 해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지난달 24일 오전 7시35분께 라카냐다에 거주하는 황영갑(81·사진)씨와 부인 봉덕(81)씨가 의식을 잃고 거실에 쓰러져 있는 것을 황씨의 둘째 딸 박모씨가 발견, 911에 신고했다. 황씨 부부는 세인트 빈센트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황씨는 이틀뒤인 26일 밤 10시께 사망했으며 부인은 같은 날 저녁 퇴원했다.
그러나 LA카운티 검시국 보고서에 따르면 남편 황씨는 목을 매 자살했으며 부인은 남편이 목을 매는 것을 도운 뒤 자신도 약물을 복용, 목숨을 끊으려 했다. 검시국 관계자는 “이 사건은 처음부터 살인사건으로 수사가 시작됐으며 사체부검이 끝나야만 정확한 사인이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황씨 가족은 지난달 30일 황씨의 장례식을 마치고 로즈힐스 묘지에 매장했는데 검시국 관계자는 2일 “3일 중 시신을 묘지에서 파내 부검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피해자 가족이 경찰에 신고했을 당시 크레센타 밸리 셰리프국 경관들이 현장에 출동, 사건을 수습했으며 현재 셰리프 본부 살인과에서 수사를 맡고 있다.
숨진 황씨와 함께 거주해온 둘째딸은 “사건당일 아침 아버지와 어머니가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며 “아버지와 어머니는 자살을 기도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가족들에 따르면 황씨는 대장암 말기였으며 셋째딸 내외가 하는 비즈니스와 관련, 불만을 갖는등 가족간 불화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들은 황씨 부부는 셋째 딸 앞으로 유서를 남겼다고 밝혔다.
황씨는 지난 21년 2월 만주에서 출생했으며 하얼빈 의과대학을 졸업한 후 의사면허증을 취득, 오랫동안 신의주에서 의사로 일해오다 월남한 실향민 출신으로 월남해 의사 및 목회자로 활동해왔다. 약 30년전 도미한 황씨는 세탁소를 운영하다 서부 한인교회를 창립했으며 칼럼집 ‘작은 불꽃’ 과 ‘과학은 기독교의 적이 아니다’라는 제목의 신앙에세이를 저술했다. 황씨는 현 부인과의 사이에 3녀를 두고 있으며 자녀는 모두 전문직 또는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구성훈 기자 shgoo@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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