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취재 시리즈 ‘발굴-한인이민 100년’
▶ 초기 후손기증 UCLA 도서관 소장
미주한인 이민사의 첫 주인공들이었던 하와이 노동이민자의 유치를 위해 100여년전 한국에서 발행됐던 ‘하와이 이민자 모집 광고지’의 원본이 LA에 현존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1903년에 발행된 이 광고지는 특히 당시 한국에서 광범위하게 배포된 하와이 이민자 모집 광고 중 현존하는 유일한 원본으로 추정되고 있어 미주한인 이민 100주년의 해를 앞두고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고시’라는 제목으로 크기 17×11센티미터의 종이 앞뒤에 한글과 영어로 각각 인쇄된 이 광고지는 ‘하와이는 기후가 온화해 극심한 더위와 추위가 없고 학교에서 무료 교육을 받을 수 있으며 일년 어떤 절기든지 직업을 얻기가 용이하다’고 소개하고 있다.
광고문은 이어 농장 노동자의 ‘월급이 미화 15달러, 한국돈으로 57원가량’이며 ‘의식주와 의료 경비를 고용주가 지원’한다고 밝히며 한국인 이민자들을 유치하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문서는 한인 초기 이민자 후손인 진희섭씨가 UCLA에 기증, UCLA 도서관에 소장돼 온 것으로 한인 신학자 김찬희 박사(클레어몬트 신학대학원 명예교수)가 1900년대초 한국인 하와이 이민의 배경과 당시 상황 등을 고찰하는 논문에 인용하면서 알려지게 됐다.
김 교수의 논문에 의하면 이 광고지는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주협회와 당시 주한공사 호러스 알렌(Horace N. Allen)의 의뢰를 받은 미국인 사업가 데이빗 데쉴러(David W. Deshler)가 이민알선업체인 ‘동서개발회사’를 통해 제작, 광고지의 형태로 서울 등 중부지방과 평양, 원산, 부산 등지에서 배포됐다.
김 교수에 따르면 당시 미국법에 집단적 계약 노동이민 모집은 불법화돼 있었으나 발행자가 ‘하와이 이민감독 겸 광고대리사무관’으로 돼 있는 이 광고지는 정부 관리 명의로 개인 이민자를 유치하는 형식으로 돼 있어 합법적인 형태를 띠고 있었다.
김 교수는 “한인 이민 노동자 모집 광고지 중 유일하게 남아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당시 한인들의 하와이 이민 배경과 이민자를 모집할 당시 상황을 설명해주는 중요한 사료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김종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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