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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탈무드 황금률 방법/이희영 지음/동서문화사 펴냄
전세계 인구의 0.2%에 불과한 유대인들이 문명사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치는 단순한 산술적 비중을 훨씬 넘어선다. 노벨상 수상자중 유대인은 경제학 65%, 의학 23%, 물리 22% 등으로 절대적인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경제력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미국의 최고 부자 400명중 유대인은 24%이며 최상위 40명 가운데는 거의 절반이 유대인이다. 한마디로 유대인은 지식과 지혜, 그리고 경제력에 있어 다른 민족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의 우월성과 우위를 보이고 있다.
그런 이유로 유대인은 질시와 경외의 대상이 돼 왔다. 질시는 탄압으로 이어졌고 경외감은 그들에 대한 연구를 낳았다. 유대 정신과 전통을 이해하는데 있어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도구가 되는 것은 토라(모세 5경)와 탈무드이다. 이 가운데 탈무드는 유대 역사 5,000년의 지혜를 집대성한 책이다. 그러나 어느 한 시점에 한 사람이 지은 저술서가 아니다. 장구한 세월동안 수많은 현자들에 의해 더해지고 해석되고 갈고 닦여진 유대인의 규범이다. 유대민족이 2000년간의 디아스포라를 거치면서도 민족적 정체성을 잃지 않았던 것은 이런 황금률이 그들을 하나로 묶어주고 인도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탈무드를 잘 이해하는 것이야말로 유대인을 아는 지름길이라 할 수 있다.
그동안 탈무드에 관해서는 무수한 책이 쏟아져 나왔다. 최근 발간된 ‘탈무드 황금률’(이희영 지음 동서문화사 펴냄)도 이런 책 가운데 하나인데 600쪽에 걸쳐 유대인의 정신과 생활습관을 다양하게 분석하고 있다.
탈무드가 강조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는 ‘교육의 중요성’과 ‘돈에 대한 현실인식’으로 집약할 수 있다. 유대인들은 어린 아이들이 토라를 읽을 때 책 위에 꿀을 떨어뜨려 입맞춤을 하도록 한다. 배움의 달콤함을 깨우쳐 주려는 상징적 행위이다. 유대인들은 제국이나 대성전을 건설하지는 못했지만 이런 교육열을 바탕으로 위대한 지적 유산을 쌓아올 수 있었다.
또 유대인들은 "재산을 많이 갖고 있으면 걱정거리가 많아지지만 재산이 전혀 없으면 걱정거리는 더욱 많아진다"고 말한다. 탈무드에는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것이 세가지 있다. 고뇌, 다툼, 빈 지갑이다. 그 가운데 빈 지갑이 가장 큰 상처를 준다"는 격언이 실려 있는데 가난이 수치는 아닐지라도 명예 또한 될 수 없다는 지극히 현실적인 인식의 표현이다. 이런 경제 의식과 교육에 대한 열정 속에 유대인들은 만들어진다.
이 책에서는 로스차일드 가문 등 부와 지성의 상징이 되고 있는 수많은 유대인들의 성공 신화가 소개되고 있다. 또 결혼, 자녀양육, 인간관계 등 인생에 관한 탈무드의 교훈들을 폭넓게 담고 있다. 유대인의 지혜가 곧 우리의 지혜가 될 수는 없겠지만 흥미 있는 내용들이 많아 취할 바가 적지 않다. "모두가 한쪽으로 쏠리면 세계가 전복된다"는 유대 속담은 한인사회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되는 과당경쟁의 폐해를 지적하고 있는 듯 하다.
<조윤성 기자> yoonscho@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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