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키 정 취업정보지 ‘다이버시티 (Diversity)’ 편집장
“어릴 때 학교에서 아이들이 코리안이라고 놀리면 집에 와서 왜 한국에서 살지 미국에 이민 왔냐고 어머니, 아버지한테 따지곤 했어요. 한인이 거의 살지 않는 볼링브룩에서 자라서 늘 한인이라는 것이 창피했는데 대학교 이후에는 한인이라는 것을 서서히 받아들이게 됐어요.”
대학생들에게 취업 정보를 제공하는 계간지, ‘다이버시티(Diversity)’의 편집장을 맡고 있는 비키 정(30·사진)씨는 자라는 동안 의식적으로 한국, 한국적인 것을 피했다고 했다.
대학 진학후부터 한인이라는 인식을 새롭게 갖게 된 정씨는 최근 시카고 선타임즈의 보신탕 관련 칼럼에 개인 자격으로 항의서한을 보내는 등 자신도 모르게 ‘한인’이라는 정체를 확인하며 살고 있다고 했다.
“시부모님과 정감있는 대화를 나누고 싶은데 한국말을 잘 못해서 안타까워요. 때론 한국말을 몰라서 너무 많은 것을 잃고 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고요.”
그는 짧은 시간이지만 각기 다른 직업을 통한 경험이 타인을 존중할 줄 아는 것이 사람 사랑으로 이어진다는 진리를 깨닫게 했다고 했다.
“특별한 계획없이 늘 물흐르듯 진로가 선택됐어요. 대학교 졸업식 며칠전에 사회복지단체의 홍보전을 보고 영문학도 였던 제가 대학원에서는 사회복지 행정분야를 공부하기로 진로를 바꿨었거든요.”
그는 캐톨릭 자선단체 시카고지부에서 일할 때도, 콜 아동 박물관에서 부디렉터로 일할 때도, 취업정보 잡지사 편집장으로 일하면서도 많은 것을 배웠고 배우고 있다고 했다.
“남을 돕는 것은 중요합니다. 그러나 돕고 싶지 않은 속마음을 갖고 겉으로만 형식적으로 웃으면서 돕는 것은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한국말을 잘 못하기 때문에 한인 커뮤니티와 가까이할 기회를 갖지 못했다는 그는 이력서 쓰는 법, 인터뷰에 응하는 법 등 취업관련 도움을 원하는 단체나 개인이 있으면 언제든지 돕겠다고 했다. 시카고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사회복지 행정을 전공한 정씨는 조장은씨와 조계진씨의 둘째딸이다.
이정화기자
ch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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